
SK텔레콤(108,100원 ▲1,400 +1.31%)이 유럽 대표 연구기금의 지원을 받아 양자 양호 기술 개발에 나선다. 양자암호 시스템을 소형화하고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호라이즌의 연구비를 지원받는 건 SKT가 아시아 민간기업 중 최초다.
SKT가 EU의 대규모 연구기금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의 과제로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을 개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유럽 3개국과 공동 협력하는 다국가 프로젝트로 향후 3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호라이즌은 955억유로(약 170조원) 규모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준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번 과제는 통신 보안 강화를 위해 차세대 'QPIC(양자광집적회로)-AI' 기반의 양자키분배(QKD·Quantum Key Distribution) 시스템을 구현·실증하는 것이 목표다. QKD는 양자 역학에 기반해 신호를 주고받는 양쪽에서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생성·분배하는 기술이다. 제3자가 중간에서 가로채려는 순간, 양자의 물리적 상태가 변하기 때문에 현존하는 암호체계 가운데 가장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현재 QKD 시스템은 보급에 한계가 있다. 단일 광자 광원·간섭계 등 정밀 광학 부품들을 개별 장비 형태로 조립·정렬해야 하다 보니 구축 비용이 많이 들어서다. 이에 QKD 시스템의 소형화와 구축 비용 절감은 양자암호 통신 시장 저변 확대의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SKT가 개발하는 'QPIC-AI'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식으로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이다. 우선 반도체 공정 기술(PIC)로 각종 광학 부품을 칩 하나에 집약시켜 시스템을 소형화한다. 또 임베디드(내장형) AI를 탑재해 온도·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로 흔들리는 광학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보정한다. 반도체 공정을 통한 대량 생산할 수 있으면 단가가 낮아지고 전력 소비가 줄어 운용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SKT는 PIC 기반 QKD 시스템 개발, AI 적용, QKD 테스트베드 구축·검증 등을 담당한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QKD 송·수신부 광학계 칩을 개발한다. 이외에도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센터(NCSRD),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원(AIT), 독일의 반도체 스타트업 시노게이트UG 등 유럽 3개국의 기관들도 참여한다. 유럽 국가와의 공동연구로 한국과 유럽의 상이한 양자암호 기술 인증 기준이 표준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류탁기 SKT 네트워크기술담당은 "이번 과제 수주는 SKT의 양자암호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확인한 계기"라며 "다양한 국가와의 협력으로 얻은 경험과 성과는 한국 양자 기술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