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플] '25년 명작' 크레이지 아케이드, 추억 속으로

[겜플] '25년 명작' 크레이지 아케이드, 추억 속으로

이정현 기자
2026.07.0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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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8월13일 서비스 종료
수익성 제고 '체질개선' 일환

[편집자주] '겜플'은 게임과 플레이어(Game+Player)의 줄임말로, 게임하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넥슨이 오는 8월13일 '크레이지 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업계와 게이머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25년 된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권)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게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말에 일부는 아쉬움을, 일부는 넥슨의 결정에 놀라움을 표했다.

물풍선을 터뜨리고 상대를 가둬 승부를 가리는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2000년대 초 PC방 문화의 한 축이었다.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가 큰 인기를 끌던 시대에 단순한 게임방식으로 여성, 아동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출시 초기에만 1000만 게이머를 모았으며 카트라이더 등 다양한 IP의 기반이 됐다.

게임업계는 넥슨의 이번 결정을 패트릭 쇠더룬드 회장이 추진 중인 체질개선 작업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한다. 올해 초 취임한 쇠더룬드 회장은 3월 '이익 하한선'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쉽게 말해 일정기준 이상 수익이 나지 않는 게임은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개발 중인 프로젝트도 재검토 후 일부 정리하겠다고 했다.

쇠더룬드 회장의 방침은 넥슨의 정체성과 결이 다르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지난달 16일 열린 'NDC 2026'에서 "앞으로 AI(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유저와 주고받은 살아있는 관계, 지켜온 시간이 만들어준 실제 사례들"이라고 했다. "게임개발에 필요한 맥락자본의 깊이는 프롬프트가 아닌 시간으로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5년 된 게임을 없애버리는 것과 정반대의 발언이다.

수익성만 놓고 보면 최악은 넥슨이 지난 2년간 진행한 '아이콘 매치'다. 은퇴한 해외 유명 축구선수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경기를 벌이는 아이콘 매치는 섭외에만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번 적자에도 넥슨은 팬들이 보내준 응원에 대한 보답 차원의 행사라 괜찮다고 설명했다. '아이콘 매치' 관련 영상에는 이런 이벤트를 준비해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댓글이 수천 개 달렸다.

내년 '아이콘 매치'는 열리기 어려워 보인다. 올해는 월드컵 개최로 '아이콘 매치'가 열리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쇠더룬드 회장의 방침에서 벗어나는 일이라 행사기획 얘기조차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한다. 11월에 열리는 '지스타 2026' 참가 여부도 불투명하다. 넥슨 내부에서는 효용성 측면에서 비용이 비슷한 도쿄 게임쇼에만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쇠더룬드 회장의 수익추구 방식은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을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려는 전술이다. 하지만 게임으로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넥슨이 국내 게이머들과 쌓아온 관계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쇠더룬드 회장이 '크레이지 아케이드' 게시판에 올라온 500여개의 작별인사를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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