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캐릭터 채팅 앱의 확률형 이벤트가 '게임물'에 포함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심할 경우 '사행성게임물'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AI 채팅 앱이 게임과 비슷해지는 가운데 관련 지침이 나와 주목된다.
13일게임물관리위원회는 머니투데이 질의에 "유료 재화를 사용해 이벤트에 참여하고, 확률에 따라 결과 및 재화의 획득·손실이 결정되는 구조는 게임성을 판단할 때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라며 "이런 구조가 서비스의 콘텐츠로 구현돼 있다면 게임산업법상 게임물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연적인 방법 등에 따라 결과가 결정되고 그 결과에 따라 재산상 이익·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사행성게임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순 대화 기능에는 선을 그었다. 게임위는 "AI와 대화하는 기능만으로 게임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AI 캐릭터 채팅 앱은 AI로 구현된 캐릭터와 채팅을 나누는 서비스다. 뤼튼테크놀로지스의 '크랙', 스캐터랩의 '제타' 등이 대표적이다. '자취방에 놀러 오는 여사친', '나를 싫어하는 일진녀' 등 자극적인 콘셉트의 캐릭터를 구현하면서 화제가 됐다.
게임위가 꼽은 '확률형 이벤트'는 지난해 12월 1일 크랙이 시행했던 '크래커 굽기' 같은 행사를 말한다. 유료 재화 크래커를 걸면 확률에 따라 2~100배로 불어나거나 전부 사라지는 이벤트였다. 2배 49%, 10배 9%, 100배 0.6% 등 공개된 성공 확률로 계산하면 기대 회수율은 2배 도전 시 98%, 100배 도전 시 60%다. 수학적으로 반복할수록 잃는 구조다.
뤼튼은 개시 하루 만인 지난해 12월 2일 사과와 함께 기간 단축, 미성년 보호 조치, 조기 종료를 잇달아 공지했다. 이어 12월 3일 이벤트를 닫았다. 뤼튼 측은 "외부 로펌을 통해 사전 법무 검토도 진행했으나 이벤트 시행 직후 사행성이 우려된다는 이용자 민원이 접수돼 조기 종료했다"며 "유사한 확률형 이벤트를 다시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AI 채팅 앱은 이용자의 여가 시간을 두고 게임과 경쟁하는 관계다. 수익모델과 이용 형태도 게임을 닮아간다. 다중 엔딩을 갖춘 스토리 진행 방식은 전통적인 미연시(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과 비슷하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에 따라 성공·실패를 판정하기도 한다. 제타는 결말 없이 이어가는 자사 앱의 대화 방식을 '오픈 월드 게임'과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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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규제와 의무가 다르다는 점이다. 게임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적용받는다. 이에 콘텐츠를 내놓기 전에 게임위나 자체등급분류사업자의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한다. 라이브서비스 중 콘텐츠가 바뀌면 사후관리도 받는다. 확률형 아이템을 팔 때는 게임 내외에서 확률을 표시할 의무가 있다.
그 사이 AI 채팅 앱은 게임만큼 돈을 잘 버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날 기준 크랙과 제타는 각각 구글플레이 엔터테인먼트 부문 매출 순위 6위와 8위에 올랐다. 게임 외 전체 앱으로 범위를 확장해도 15위·17위로 높다.
빈틈은 유통 구조에 있다. 출시 당시 사업자의 선택에 따라 카테고리 분류가 결정돼서다. 게임위는 미분류 게임물 의심 콘텐츠에 대해 "게임물로 의심되는 콘텐츠가 확인되거나 신고·민원 등이 접수되는 경우 실제 서비스 내용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심 요소나 신고가 생기면 그제야 들여다보는 구조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