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에게 2조550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을 명한 1심 판결이 나오면서 스마일게이트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창업주 개인의 이혼 소송이지만, 재산 상당 부분이 비상장 회사 지분에 묶여 있어 향후 자금 조달과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9일 서울가정법원은 권 창업주의 이혼 소송에서 이 같은 재산분할 판단을 내렸다. 재산의 35%를 아내에게 줘야 하는 게 이번 판결의 골자다. 다만 이번은 1심 판결로, 향후 불복 여부와 구체적인 지급 방식에 따라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관건은 주식으로 평가된 재산과 실제 쓸 수 있는 현금의 차이다. 비상장 주식은 가치가 높더라도 상장 주식처럼 시장에서 곧바로 팔기 어렵다. 현금 지급이 필요한 경우라면 개인 보유자금 외에 배당이나 주식담보대출, 보유지분 일부 매각 등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회사에 돈이 많다고 창업주가 바로 꺼내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회사 자금과 개인 재산은 별개다. 배당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면 회사의 배당 여력과 절차, 개인의 세금 부담 등을 따져야 한다.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리면 이자와 담보 유지 부담이 생기고, 지분을 매각하면 새로운 주주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동안 유지해온 비상장 체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스마일게이트는 앞서 기업공개(IPO)가 반드시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상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다만 이번 판결만으로 상장이나 외부 투자 유치가 추진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신주 발행으로 회사가 확보한 투자금 역시 창업주 개인의 재산분할 재원과는 구분된다.
게임 사업에서 살펴볼 부분은 투자 여력이다. 크로스파이어·로스트아크 등 기존 게임의 수익을 신작 개발과 해외 사업에 투입하는 가운데, 배당 정책 등에 변화가 생기는지를 지켜볼 만 하다.
권 창업주와 스마일게이트는 재산분할 금액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창업주 개인 차원에서 해결할지, 회사의 배당이나 주주 구성 변화로 이어질지에 따라 스마일게이트가 마주할 과제도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