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품은 걸작품, 먹어 보니 '아름다워'

시간이 품은 걸작품, 먹어 보니 '아름다워'

문성실 기자
2013.04.06 15:22

[문성실이 만난 이로운 상품] 수익 기부하는 제주유기농 치즈

↑제주유기농 치즈의 원유를 공급하는 젖소들. ⓒ문성실
↑제주유기농 치즈의 원유를 공급하는 젖소들. ⓒ문성실

편집자주사회적기업·공정무역·기부 연계·친환경 등등 자칭 '착한 소비' 상품은 느는데, 소비자들이 어떤 게 진짜 착한 지 판단할 만한 정보는 적습니다. 작품을 설명해주는 미술관 큐레이터처럼 상품에도 큐레이터가 있다면 어떨까요? '둥이맘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운영자가 소비자의 눈으로 사회와 자연뿐만 아니라 소비자한테도 이로운 상품을 찾아 소개해드립니다.

↑충남대 동물자원연구센터의 정상훈 박사(왼쪽)와 제주유기농 차장(오른쪽). ⓒ문성실
↑충남대 동물자원연구센터의 정상훈 박사(왼쪽)와 제주유기농 차장(오른쪽). ⓒ문성실

우유를 잘 먹지 못하고 요구르트나 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제가 반한 맛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수익이 나지 않는 창립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꾸준히 기아대책을 통해 굶주림에서 벗어나 꿈을 키우고자 하는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착한 기업이 맛과 영양도 끝내주는 착한 상품을 만들고 있다니! 이런 기업을 소개할 수 있어 참으로 흥분되네요.

지난 3월말 ㈜제주유기농 공장을 방문했습니다. 먼저 이 기업과 산학 협력하여 치즈를 만들고 있는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으로 갔습니다. 이곳은 우리 기술로 제대로 된 치즈를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를 통해 지금의 결실을 이뤄냈습니다. 이 대학 동물자원연구센터 배형철 농학박사님은 지난해 농촌진흥청 '목장형 자연치즈 콘테스트'에 나가 상까지 받으셨대요.

배 박사님과 함께 치즈의 가장 중요한 원료, 원유를 생산하고 있는 축사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어째 소가 자라는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냄새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통풍이 잘 되는 넓은 목장에 20여 마리의 소가 자유롭게 놀면서 건초를 냠냠 맛있게 먹고 있었어요.

↑3~!4주 숙성시켜 겉은 꾸덕하고 속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매력이 있는 까망베르치즈. ⓒ문성실
↑3~!4주 숙성시켜 겉은 꾸덕하고 속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매력이 있는 까망베르치즈. ⓒ문성실

이곳에선 소한테 먹일 옥수수를 매년 직접 심어 키운다고 합니다. 목장 근처 밭에 가보니 씨앗 뿌릴 준비를 하느라 밭을 다 갈아놓은 상태였습니다. 원유를 생산할 소에게 이렇게 정성을 들이다니! 감동했습니다.

소에게 먹이는 것이 옥수수 사료잖아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료는 GMO(유전자조작) 옥수수로 만들어지죠. 깐깐한 엄마들은 그런 사료를 먹인 소에게서 나오는 원유를 믿어도 될까 걱정합니다. 이곳 목장의 소는 건초와 직접 생산한 옥수수를 먹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겠네요.

이 목장의 소는 다른 젖소와 달리 원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촉진제를 맞지 않는다고 해요.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나오는 만큼 원유를 짜내니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정말 최적의 원유겠지요?

㈜제주유기농은 이 목장 한 곳에서만 원유를 모아 바로 옆 공장에서 이틀에 한 번 치즈를 만듭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바로 그 자리에서 치즈를 생산하니 맛 좋고 신선한 치즈가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치즈를 생산하는 공장은 작지만 아주 깨끗했어요. 해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봤던 치즈 생산하는 마을의 작은 공장 같달까요? 시설이 들어서긴 했지만 사람의 손길이 더해진 작은 공장이지요.

치즈 숙성실에서는 6개월 동안 곰팡이를 닦아내며 숙성시키는 노력 끝에 고다 치즈가 아름답게 완성되어 가고 있었고, 까망베르치즈를 숙성하는 곳은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채 탐스러운 빛깔의 치즈를 품고 있었습니다.

혹시 그거 아세요? 치즈 100g은 원유 1리터의 영양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사실! 우유를 1000ml나 먹기는 쉽지 않은데, 질 좋은 원유로 만들어진 치즈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자라는 아이들에겐 필수 식품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치즈를 '시간이 품은 걸작품'이라고 했다는데요, 가공치즈와 차원이 다른 자연치즈를 프랑스·네덜란드·스위스가 아닌 우리 기술로 만들어내고 있는 현장을 보니 자랑스러웠습니다.

맛이요? 어우~ 문성실이 맛 본 치즈 중 최고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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