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병'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관건

'선진국병' 대장암, 예방과 조기 발견이 관건

이지현 기자
2013.11.02 09:00

[이지현의 헬스&웰빙]대장암은 왜 생기고, 어떻게 발견하나?

#인천에 사는 이 모(59) 씨. 그는 올해 건강검진을 통해 대장 내시경을 받다가 용종을 3개나 뗐다. 조직검사 결과 암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3년 전 내시경 검사에서도 용종을 떼낸 적이 있어 혹시 대장암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

이 씨처럼 요즘 대장암 검진에서 용종을 떼 내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매년 이맘때는 직장인들의 건강검진 시즌이어서 대장암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대장암을 '선진국 병'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관련 환자가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인구 10만명 당 대장암 환자가 47명으로 아시아국가 중 한국이 1위다. 위암이나 폐암은 점점 감소세이지만 대장암은 더욱 늘고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소장 끝부터 항문까지 '150cm' 대장, 수분·염화물 흡수 맡아=대장은 소장 끝부터 항문까지 연결되는 약 150cm 길이의 소화기관을 말한다. 맹장이나 결장, 직장 등 3부분으로 나뉘는데 이중 결장은 다시 상행결장과 횡행결장, 하행결장, 에스결장으로 구분된다.

대장은 소화 음식물에서 수분과 염화물, 나트륨을 흡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비타민 B군과 비타민 K 등을 합성하고 대변을 만드는 기능도 이곳에서 한다.

이 같은 대장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것이 대장암이다. 발생 위치에 따라 결장암이나 직장암으로 부르기도 한다.

전체 대장암의 5%는 유전 때문에 생긴다. 비만과 흡연, 음주, 부족한 식이섬유 섭취, 지방 위주 식습관 등도 대장암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만성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 등 만성 염증성 질병이 대장에 보이면 대장암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50세 이상으로 고지방·고칼로리 식습관, 식이섬유의 부족, 선종성 용종 등을 주의해야 한다.

변비도 대장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변비가 심하면 장내 독성물질이 대장점막과 오랜 시간 닿게 되고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리다.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가 국내 대장암 수술 환자 1만7415명을 분석한 결과 15%인 2609명이 변비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람도 장 운동이 부족해 대장암에 걸리기 쉽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술과 담배를 많이 하는 사람들도 대장암 위험이 높다. 흡연자의 대장암 사망률은 비흡연자 사망률보다 30~40% 올라간다.

◇끈적한 점액성 혈변 본다면 직장암 의심=대장암 역시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체중이나 근력 감소, 식욕 부진, 소화 불량,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어 진단이 쉽지 않다. 우선 우측 결장암의 경우 설사나 변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아랫배에 혹이 만져지거나 복통, 식욕부진을 호소하기도 한다. 체중이 줄고 출혈 때문에 빈혈이 생기는 경우도 결장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좌측 결장암은 2~3일 간격으로 설사나 변비가 번갈아 생기며 암적색이나 선홍색 혈변이 나올 수 있다. 직장암은 끈적끈적한 점액성 혈변을 보이며 변을 보고 나도 본 것 같지 않은 잔변감이 많다.

특히 배변 색깔로 자신의 위장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다. 붉은색 변에 선홍색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소장과 대장 출혈도 대장암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변이 묽은 진흙같이 질퍽하면 상부 위장관 출혈을 의심할 수 있으며, 지방이 많아 물에 뜨는 변은 췌장이나 담낭의 소화기능이 떨어지면 나타날 수 있다.

◇선종이 암으로 되는데 5~10년, 환자 4명 중 1명은 4기=대장암은 대부분 선종성 용종에서 시작한다. 용종은 장 점막의 일부가 혹처럼 튀어나온 것을 말한다. 인체의 여러 기관 중 대장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성인의 30% 정도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되고 있다.

원래 용종은 양성종양이지만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이 용종은 대장 가장 안쪽인 점막층에서 생겨 점점 크기가 커진다. 이중 일부가 암으로 변하고 일단 암이 되면 암 세포가 대장벽으로 점점 침입한다.

선종성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보통 5~10년이 걸린다. 따라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리미리 용종을 발견하고 적기에 제거하면 대장암을 막을 수 있다. 대장암은 가까이 있는 방광이나 자궁, 다른 대장이나 소장으로 직접 퍼지거나 림프나 혈액을 타고 간이나 폐로 옮기도 한다.

대장암은 수술로 치료한다. 림프절 등에 암이 퍼졌다면 항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대장암은 초기 발견이 힘들어 전체 대장암 환자의 25% 정도는 간이나 폐에 암이 전이된 4기 판정을 받는다. 하지만 초기 대장암 환자는 90% 이상 완치율을 보이므로 예방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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