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안개' 걷혔다… 한숨 돌린 K바이오

'관세 안개' 걷혔다… 한숨 돌린 K바이오

박정렬 기자
2026.04.06 04:03

美, 한국산 의약품 15% 적용...시밀러·제네릭은 1년간 면제
업계 "수출경쟁력 강화 호재"...시장 다변화 등 대비책 '속도'

미국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도 무역합의를 이룬 한국엔 15%의 별도 관세를 적용키로 확정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를 비롯한 제네릭(복제약)엔 최소 1년간 무관세가 적용된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 데다 다른 국가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미국의 의약품분야 관세부과 조치가 실질적으로 처음인 만큼 정책변화에 대비해 수출국 다변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 수입 의약품과 원료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수입비중이 큰 특정 대기업은 7월31일부터, 그외 기업은 9월29일부터 관세를 적용한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등 미국과의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은 이보다 낮은 15%의 관세를 적용한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및 관련 원료는 당장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년 후 재검토한다. 희귀질환 치료제·동물용 의약품과 같은 특수 의약품 역시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되거나 공중보건상 긴급히 필요한 경우 관세를 면제할 방침이다.

미국은 한국의 의약품 수출국 1위 국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의약품 수출액 104억1000만달러(약 15조7200억원) 중 미국 수출액이 19억3000만달러(약 2조9100억원)로 가장 많았다. 대미 수출품목은 바이오시밀러와 CDMO(위탁개발생산) 수주확대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의약품(15억3000만달러) 비중이 약 80%를 차지한다. 가격에 수요가 좌우되기도 하는 의약품 특성상 미국의 관세정책이 한국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의약품 수출 상위 국가, 미국 의약품 수출액 추이/그래픽=임종철
의약품 수출 상위 국가, 미국 의약품 수출액 추이/그래픽=임종철

이번 조치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관세부과가 발표된 직후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의약품 관세조치는 15%로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며 "주요 대미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1년간 관세 미적용으로 단기적인 수출영향은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도 같은 날 "주력품목인 바이오시밀러는 최소 1년간 무관세가 적용되고 미국산 CDMO 수출물량도 무관세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예고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등 대비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의 관세부과 연기, 다른 국가(100%) 대비 낮은 관세율(15%) 등은 오히려 'K제약·바이오'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확보해 운영하고 증설계획도 세운 상태"라며 "어떠한 관세정책이 시행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머니투데이에 "지금까지 의약품에 대한 관세부과 예고에 대미 수출기업의 우려가 높았는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공급망 재편과 타 시장 진출확대 등 다변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후속 관세조치도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 등 원칙하에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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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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