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없는 명절보내려면…'결혼·취업' 질문은 피해야

갈등 없는 명절보내려면…'결혼·취업' 질문은 피해야

이지현 기자
2015.02.18 10:00

명절에 문제점 거론하고 묵은 갈등 단번에 해결하려 하면 불만만 깊어져

전국에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모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못 다한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이다.

명절은 즐거운 가족 모임이 돼야 하지만 명절 때마다 형제간, 고부간, 며느리들 사이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 때문에 고통스러운 연례행사가 될 수도 있다.

명절기간 이 같은 갈등과 고민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주며 이러한 스트레스성 반응의 하나인 명절증후군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지욱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증후군은 과거 힘들었던 기억이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다가 명절이 다가오면서 과거의 힘든 기억이 재현되면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명절증후군 증상이 있을 경우 어지럼증과 두통, 소화불량, 복통, 심장 두근거림, 피로감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우울과 불안, 초조, 자극 과민성, 불면, 무기력감, 분노감,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개 명절 전후 2~3일에 증상이 심해지고 명절이 지나거나 가족 간의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면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하지만 명절증후군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적응장애, 우울증, 신체형 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상담 및 평가를 받아봐야 한다.

명절 기간에는 주부, 결혼·취업 대상인 젊은이들, 남편, 시부모 모두 명절증후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명절동안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들의 스트레스가 커 명절증후군에 가장 취약하다. 주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다.

모두 나서 일을 돕고 여성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공감해야 한다.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남자와 여자의 차이, 가족 간 서열에서 오는 갈등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이나 취업 대상이 있는 경우 결혼, 취업에 관한 질문은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사생활을 간섭하는 질문도 피해야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하며 시부모, 친척과 부인의 불편한 관계에 눈치봐야할 남편의 고통과 과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며느리가 명절을 준비하는 태도에 불만을 갖는 시부모의 고통 역시 헤아려야 한다.

김 교수는 "명절은 가족 구성원이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편안하게 같이 쉬고 즐겁게 보내는 자리"라며 "문제점을 거론하고 묵은 갈등을 한 번에 해결하려고 모이는 자리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만약 해결해야 하는 가족 간의 갈등이 있다면 명절 외에 다른 자리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대화로 점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랜 만이 가족이 모이면 다 같이 할 일이 없다는 것도 명절증후군의 위험을 높인다. 할 일이 없는 가족들이 생각 없이 던진 말에 상처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갈등이 폭발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 다 같이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나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화제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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