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31일 자로 폐원(진료 종료)한 서울백병원의 의사(전임교원), 간호사, 행정직원 등 교직원 절반가량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학교법인 인제학원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기준 서울백병원 교직원 총 362명 가운데 45%가량인 16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계·부산·해운대 등 '형제 병원'으로 전보되기 한 달 전 기준으로 실제 퇴사자는 절반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 안을 가결한 지 40여 일 만에 절반가량이 병원을 떠난 것이다.
사직자 중 수도권(일산·상계백병원)과 부산(부산·해운대백병원)으로 전보된 비율은 비슷하다고 인제학원은 밝혔다. 형제 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교직원 역시 전체 197명 중 96명(49%)은 수도권, 101명(51%)은 부산지역으로 발령받았다.


의사의 경우 전임교원 27명 중 6명이 사표를 냈다. 다른 병원으로 전보 조처된 21명 중 수도권은 12명, 부산으로 9명이 발령받아 지난 16일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일종의 '계약직 의사'인 비전임 교원 18명은 1명을 제외하고 17명이 모두 사표를 냈다. 부산백병원으로 전보 조처된 조영규 가정의학과 교수(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장)는 "스스로 부산에 오고 싶다고 한 의사는 2~3명에 불과하다"며 "사직을 준비하는 의사가 여럿"이라고 전했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6월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종 폐원이 결정됐다. 경영 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3년부터 20년간 1745억원의 막대한 적자(의료이익 기준)가 발생한 게 주요 이유였다.
이사회는 "전체 구성원의 고용을 유지하겠다"며 수도권과 부산에 각각 5 대 5 비율로 교직원 전보 발령을 냈다. 특히, 부산 지역에 전보 조처된 교직원에겐 △임금 4.5% 인상 △2년간 월 30만원 정착지원금 지원 △3개월간 월 50만원 교통비 지원 △이사비와 전학지원비 지원 등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병원을 나서는 의료진의 발길을 되돌리긴 역부족이었다. 이사회 결정 후 약 70여 일 만에 이뤄진 '초고속 폐원'이 직원의 반발을 불렀고 숙련된 의료 인력 이탈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현재 서울백병원은 일부 직원만이 남아 서류 발급 등 행정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외래 진료실, 병동의 불은 모두 꺼졌고 각 공간에는 환자 대신 개인·의료 물품만이 가득 쌓여 있다. 인제학원은 "아직 현재 부지·건물의 운영과 처리 방안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