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없는 소아과, 인턴이 채운다?…복지부 "수련 기간 확대"

전공의 없는 소아과, 인턴이 채운다?…복지부 "수련 기간 확대"

박정렬 기자
2024.02.15 15:23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3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3일 서울의 한 대형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2.13/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인턴(1년 차 전공의)의 소아청소년과 최소 의무 수련 기간을 2주에서 4주로 확대하기로 예고해 파장이 우려된다. 수년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이 최하위를 기록하며 인력난이 심해졌는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또다시 전공의 투입을 강제하는 정책을 쓴다며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5일 다음 달부터 인턴의 소아청소년과 최소 의무 수련 기간을 2주에서 4주로 조정하고, 레지던트(2년 차 이상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 교과과정을 개편하는 내용의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 예고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대학병원에서 처음 교육·수련을 받는 인턴은 각 진료과를 도는 순회제를 원칙으로 하되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은 필수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기존에는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이 기간이 2주 이상(실수련일 기준 9일 이상)이었는데 다음 달부터 내과, 외과, 산부인과와 마찬가지로 4주 이상(실수련일 기준 18일 이상)으로 기간을 늘릴 예정이다.

복지부는 "소아청소년과 인턴 수련은 필수교육과정이나 기본교육만으로도 2주 기간은 불충분하다"며 "다른 필수과 최소 의무 수련 기간인 4주로 조정해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 일부개정안 개정 내용. 오른쪽 빨간 글씨./사진=보건복지부
전공의의 연차별 수련교과과정 고시 일부개정안 개정 내용. 오른쪽 빨간 글씨./사진=보건복지부

하지만, 의료계는 필수 의료 분야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또다시 전공의를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소아청소년과는 저출산, 저수가 등을 이유로 수년간 전공의 지원율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공의 모집 정원 205명 중 53명이 지원해 지원율 25.9%로 전체 진료과 중 가장 낮았다.

병원을 지키는 전공의도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제출받은 과목별 전공의(1~4년 차) 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2014~2023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현원은 536명 감소해 5개 필수과목(소아청소년과·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필수과목 전공의는 2014년 2543명에서 2023년 1933명으로 610명(24% 감소) 줄었는데, 이 중 소아청소년과가 무려 87.9%(536명)에 달했다. 의사가 없어 응급실·병동 운영이 어려운 대학병원이 적지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 과장은 자신의 SNS에 이 사실을 공유하며 "레지던트가 없으니 인턴 갈아 넣는다"며 "꼼수 부리면 다 걸린다"라고 맹비난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회장은 머니투데이에 "아무나 하는 인턴이 소아 중환자실 환자를 다 살릴 수 있을 거라는 불가능한 기대에 의한 정책"이라며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간판만 형식적으로 유지하려는 것 같다. 소아청소년과가 자립할 수 있게 과감한 '핀셋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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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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