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설 연휴만 되면 차 안에서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서 요리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럴 때 다리와 골반을 괴롭히는 '불청객'이 찾아올 수 있다. 바로 '정맥류'다. 정맥류는 피가 역류하면서 정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는 혈관 질환이다.
그중 다리에서 생기는 정맥류가 잘 알려진 '하지정맥류'다. 혈액을 심장 방향으로 끌어올려 주는 하지정맥의 판막이 손상돼 혈액이 정체되면서 발생한다.
흔히 종아리에 라면의 면발처럼 울퉁불퉁 튀어나온 혈관이 주 증상이지만, 잠복 형태로 나타나기도 해 하지정맥류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다리부종, 하지 통증, 저림, 무거움, 가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김건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하지정맥류는 한 자세로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악화한다"며 "명절에는 장시간 운전, 명절 음식 준비 등 불편한 자세로 오래 유지하는 상황이 많으므로 다리를 자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양반다리, 무릎 꿇고 앉기, 다리 꼬는 자세는 하지정맥류를 악화하는 주범이다. 하체를 압박하는 꽉 끼는 하의를 착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하지정맥류 초기엔 정맥순환개선제, 의료용 압박스타킹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정맥류 질환 중엔 여성의 만성골반통을 일으키는 것도 있다. 바로 '골반울혈증후군'이다. 난소정맥이 늘어지고 울혈(혈액 정체)되면서 골반·회음부·허리에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성교통까지 일으킬 수 있다. 하지정맥류처럼 겉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고 정확한 통증 위치 파악이 어려워 어떤 질환인지 진단마저 모호할 때가 많다.
김건우 원장은 "명절에 특히 '밑이 빠질 것 같다'는 통증 골반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는다"며 "골반통이 계속되면 골반울혈증후군을 확인하기 위한 도플러 초음파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필요하면 CT(컴퓨터단층촬영)나 골반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어 김 원장은 "풍요로운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지만 노동 강도가 평소보다 더 강해지는 상황도 있다"며 "명절 기간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음식을 하거나 집안일을 하는 것을 피하고 휴식 때에는 따뜻한 곳에서 찜질·스트레칭 등을 통해 근육을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