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0대들, 학교 끝나고 헬스장으로…"건강이 최고, 술·담배 안 해요"

요즘 10대들, 학교 끝나고 헬스장으로…"건강이 최고, 술·담배 안 해요"

박정렬 기자
2025.02.19 15:16
지난해 10월 경북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저학년 청백계주에 출전한 학생들이 전력질주하고 있다/사진=(경산=뉴스1) 공정식 기자
지난해 10월 경북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가을운동회에서 저학년 청백계주에 출전한 학생들이 전력질주하고 있다/사진=(경산=뉴스1) 공정식 기자

10대 청소년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흡연율·음주율은 눈에 띄게 낮아지는데 꾸준히 운동하는 비율은 상승하고 있다. 미래에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고 꿈을 이루는 것보다 '건강'해야 한다는 게 요즘 청소년의 속마음이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6만여명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 지난해 흡연·음주율은 남녀 각각 4.8%와 2.4%, 11.8%와 7.5%로 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후 가장 낮았다. 전체 흡연율은 3.6%, 음주율은 9%로,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하거나 1잔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이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반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학생은 1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루 1시간, 주 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조사가 시작된 2009년 10.9%에서 시작해 매년 오르내리다 지난해 17.3%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남학생은 15.7%에서 25.1%로 특히 운동하는 비율이 급증했다. 여학생 역시 5.4%에서 8.9%로 천천히 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은 연예인처럼 '깡마른' 몸보다 '탄탄한' 몸을 추구한다는 게 교사들의 전언이다. 양정일 첨단고 교사는 "몸 관리를 위해 급식 대신 채식·단백질 위주 식단으로 도시락을 싸 오는 풍경이 더는 낯설지 않다"고 했다. 류용상 광주 풍암고 체육 교사는 "학교가 끝나고 학원가듯이 헬스장에 함께 가는 남학생들이 많다"며 "운동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 10대들 건강이 최고/그래픽=윤선정
요즘 10대들 건강이 최고/그래픽=윤선정

어릴 때부터 행복과 건강을 동일시하는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지난해 4월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은 관내 초∙중∙고등학생 1만2739명을 대상으로 '2023년 서울 학생 가치관 조사'를 처음 실시했다. 여기서 '행복의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순위로 꼽힌 것이 '몸이 건강한 것'(26.7%)이었다. 이어 '화목한 가족을 만드는 것'(26.6%), '돈을 많이 버는 것' (15.8%), '꿈이나 삶의 목표를 이루는 것'(14.8%)이 뒤따랐다. 좋은 친구, 직업, 학벌을 갖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냐고 응답한 비율은 모두 10%가 안 됐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는 코로나19(COVID-19)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내려진 2020년 전후로 흡연율, 음주율, 신체활동 실천율이 모두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관찰된다. 미국 미시간대가 학생을 대상으로 술(알코올), 마약(마리화나), 담배(니코틴) 중단율을 측정했더니 2020년 팬데믹 발생 시 역대 최대로 감소한 후 2024년까지 이 추세가 이어졌다.

리처드 미치 연구팀장은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지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약물 사용이 다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적으로 감소는 지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감소했다"며 이는 약물 사용을 권하는 또래 친구와 물리적으로 거리를 두면서 나타난 '긍정적 부작용'이라고 해석했다. 이 밖에도 부모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대물림되고, 강화된 개인주의로 '내가 소중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점 등도 10대 건강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어릴 때부터 건강을 관리하게 되면 미래에 질환 발병률 등도 이전과 다른 패턴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흡연율·음주량 감소 등 청소년 건강행태 변화에 대한 원인 분석, 향후 영향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분석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최근 청소년의 음주율 감소와 운동 실천율 증가는 일견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됐다고 판단하기는 시기상조"라며 "국가 차원에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청소년 건강 관리 정책과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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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머니투데이에서 의학 제약 바이오 분야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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