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볼 때 따끔하더니 피까지…지긋지긋한 '방광 감기' 예방하려면

소변 볼 때 따끔하더니 피까지…지긋지긋한 '방광 감기' 예방하려면

정심교 기자
2025.03.06 17:18

[정심교의 내몸읽기] 방광염 바로 알기

방광염은 여성 2명 중 1명이 평생에 한 번 이상은 겪는다. '방광에 생기는 감기'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광염이 유독 자주 발생하는 시기가 요즘 같은 환절기다. 그런데 많은 여성이 일상 속 무심코 하는 의외의 습관이 방광염을 '유발'하거나, 반대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조언이다. 과연 방광염은 왜 생기고, 일상에서 어떤 습관이 방광염을 유발할까.

방광염은 콩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보관되는 장기인 방광이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방광 속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한다. 특히 몸이 피곤하거나 면역력과 체력이 떨어졌을 때 방광염 발병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요즘 같은 환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급성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는 여성의 요도 길이가 남성보다 짧고, 여성의 경우 장내 세균이 많은 항문과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질 입구가 요도와 가까워, 세균이 방광 쪽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급성 방광염은 여성의 '질염'과 증상이 비슷해, 질 분비물 검사를 통해 질염인지 방광염인지 감별해야 한다.

방광염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는 '배뇨통'이다. 소변을 자주(하루 8회 이상) 보는 빈뇨, 잔뇨감, 갑작스럽게 소변이 마려운 급박뇨 등도 함께 나타난다. 방광염 증상이 심해지면 소변에 피가 섞이는 증상(혈뇨)도 나타난다. 강남베드로병원 비뇨의학과 양승철 원장은 "이런 증상이 1~2가지라도 갑작스럽게 나타나면 급성 단순 방광염일 가능성이 크다"며 "소변 검사를 통해 방광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광염 자체는 흔하게 나타나는 평범한 질환이며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만성 방광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대장균·포도상구균·장구균 등 세균·바이러스가 자칫 요관을 타고 역류해 신우·신장까지 올라가면 신우신염으로 이행할 위험이 크다. 신우신염은 고열, 구역, 구토, 옆구리 통증이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신우신염이 반복되면 혈액투석이 필요할 정도로 컨디션이 나빠질 수 있다.

방광염을 포함한 요로감염증은 요도·방광·요관·콩팥을 포함하는 요로기계 감염을 지칭하며, 대개는 장내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방광염을 포함한 요로감염증은 요도·방광·요관·콩팥을 포함하는 요로기계 감염을 지칭하며, 대개는 장내 세균에 감염되면서 발생한다.

문제는 방광염에 걸려본 여성 3명 중 1명은 1회 이상 방광염이 재발한다는 것. 더 큰 문제는 재발을 거듭할수록 불안감과 우울감이 눈에 띄게 심해지는 것이다.

6일 고대구로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 연구팀은 재발성 방광염이 단순 신체 증상을 넘어 환자들의 정신 건강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깊이 있게 분석했다. 2018년 4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재발성 방광염으로 고대구로병원을 방문한 성인 여성 112명을 대상으로 '재발 횟수와 질병 지속 기간이 불안(STAI‑S) 및 우울 증세(PHQ‑9)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신경학저널(International Neurourology Journal)에 '여성에서 급성 방광염 재발 빈도와 불안 수준 간의 양의 상관관계'란 제목으로 실려, 비뇨의학계의 시선을 끈다.

논문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68.8%가 '심각한 불안 상태'(STAI-S 불안 척도 점수 46점 이상)를, 22.3%가 '중간 정도의 불안'을 기록했다. 재발 횟수가 증가할수록 불안 척도(STAI‑S) 점수가 유의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4회 이상 재발한 그룹의 불안 척도 점수(평균 60.65점)가, 3회 이상 재발한 그룹(평균 53.07점)보다 급격히 상승했다. 우울 증세(PHQ‑9)는 평균 4.12점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보였지만, 질병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울 증세와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오미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방광염이 여러 번 발생할 때 환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크게 쌓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발성 방광염은 단순한 신체적 증상 이상으로, 환자들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므로 체계적인 예방·관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여성의 방광염은 성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여성의 질 내에 서식하던 균이 성행위로 인해 요도 입구로 이동해 감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밀월 방광염'(허니문 방광염)이란 신혼부부가 첫날밤을 치르고 난 다음 날, 신부가 소변볼 때 갑자기 통증을 느끼고 수없이 화장실을 드나드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성관계 후에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는 여성이 적잖은데, 이 경우 성관계 후에 반드시 소변을 봐 방광을 비워내는 게 좋다.

방광염을 유발하는 나쁜 습관으로 '잦은 뒷물'이 있다. 잦은 뒷물은 질 내 산성도를 떨어뜨려 정상적인 인체의 방어력을 유지하는 정상 세균을 억제한다. 소변을 본 다음 휴지로 질 주위를 닦아낼 때는 항상 앞에서 뒤쪽으로, 즉 요도 입구에서 항문 쪽으로 닦아내야 한다.

방광염과 방광염 재발을 막으려면 방광염 증상이 있을 땐 가능하면 병원을 찾아 항생제·진통제 등을 처방받고,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 배뇨 등 방광염 예방 수칙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