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 백지화' 해도 전공의·의대생 안 돌아온다?…암울한 예측, 왜

'증원 백지화' 해도 전공의·의대생 안 돌아온다?…암울한 예측, 왜

정심교 기자
2025.03.07 11:09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용 기숙사인 제중학사에 짐들이 쌓여있다.  이날 학교 측은 재학생에 한해서만 기숙사에 입소할 수 있다는 내규에 따라 1학기 휴학한 의대생들에게 제중학사에서 퇴소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대생들은 '학교 측이 사실상 동맹 휴학생들을 기숙사에서 쫓아내고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5.3.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5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전용 기숙사인 제중학사에 짐들이 쌓여있다. 이날 학교 측은 재학생에 한해서만 기숙사에 입소할 수 있다는 내규에 따라 1학기 휴학한 의대생들에게 제중학사에서 퇴소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의대생들은 '학교 측이 사실상 동맹 휴학생들을 기숙사에서 쫓아내고 불이익을 주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5.3.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정부가 새로운 의대 정상화 방안 카드를 내밀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의대생의 마음을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가 발표하려는 방안엔 '내년도 의대증원 백지화'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만약 이런 방안이 제시된다 해도 전공의·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교육부는 오늘(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긴급 브리핑을 개최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 40개 대학의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단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과 이해우 동아대 총장, 의대 학장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회장이 참석한다.

교육부는 당초 2월 중 발표하려다가 계속 미뤄왔던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입학한 의대 2024학번과 올해 신입생인 20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이른바 '더블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당정이 내년 의대정원을 2024년 3058명(기존 정원)으로 되돌리는 방안, 즉 '의대증원 0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브리핑에서 의대증원 백지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교육부는 '이달 안에 의대생들이 복귀한다'는 조건이어서, 조건부 의대증원 백지화 방안이 담길 게 유력하다.

과연 이날 브리핑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마음이 돌아설까. 이에 대해 의료계에선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크게 3가지 이유에서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실과 정부와 의대교육 지원 방안 논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5.03.06.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통령실과 정부와 의대교육 지원 방안 논의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2025.03.06.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첫째, '의대증원 백지화'는 전공의·의대생들이 지난해 병원과 학교를 떠나면서 정부에 요구해온 사항이긴 하지만, 이젠 골든타임이 지났다고 여겨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내고 떠난 지난해 2월20일 △필수의료패키지 및 의대증원 계획 백지화 △의사 수 추계 기구 설치 △전문의 채용 확대 △의료진의 법적 부담 완화 △수련환경 개선 △부당 명령 철회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 내용을 담은 7대 요구안을 제시했었다. 이들 요구안을 정부가 '모두' 수용해야 돌아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대증원 백지화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고, 떠난 전공의·의대생이 유급 없이 돌아올 시한을 넘기면서 전공의·의대생들은 25학년도 수능 전까지 의대 모집인원을 '0명'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의대 25학번 모집 건너뛰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휴학한 의대생 3000여명이 올해 모두 돌아올 것을 가정한다면 4500여명(증원 후 정원)과 함께 7500여명이 부대껴야 해,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서였다. 정부가 의대증원 백지화 카드를 만지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올해 늘어난 1500여명분을 상쇄하려면 향후 5년에 걸쳐 기존 정원(3058명)을 동결할 게 아니라, 여기서 300명씩 더 깎아야 할 판'이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둘째, 전공의·의대생들이 떠난 이유는 '의대증원책'에만 실망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의대증원책뿐 아니라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도 큰 실망감을 표했다.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에 대한 형사처벌이 잇따른 데다, PA(진료지원) 간호사를 합법화해 골수 천자, 봉합 같은 의사 업무를 허용한 것도 실망한 이유에 속한다.

빅5 병원의 사직 전공의 A씨는 "안 돌아갈 것"이라면서 "의대 정원 3058명 동결에 찬성해 돌아가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1년간 매몰 비용에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까지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방안을 사실상 찾기 힘들다"고 했다.

[순천=뉴시스] 김혜인 기자 = 9일 오후 전남 순천시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이순신강당에서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도민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4.08.09. hyein0342@newsis.com /사진=
[순천=뉴시스] 김혜인 기자 = 9일 오후 전남 순천시 전남도 동부지역본부 이순신강당에서 전남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도민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2024.08.09. [email protected] /사진=

셋째, 이달 말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2000명 증원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정부의 '조건부' 제시에 반감을 가져서다. 최근 교육부는 대학 총장들, 의대 학장들의 의견을 수용해 내년에 기존 정원만 뽑되, '휴학 의대생들'이 이달 안에 복귀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의대생이 돌아오지 않으면 내년도 모집 인원을 기존 정원(5058명)으로 뽑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과 전라남도가 전남에 국립의대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의대증원 백지화 분위기와 엇박자를 냈다. 앞서 민주당 정영균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설립 촉구 건의안'은 지난달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의대 정원을 2024년 수준으로 되돌려도 의대생, 특히 레지던트(고연차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여 우려된다"면서 "수련병원에서 주당 80시간 이상 근무하다가 사직 이후 개원가나 종합병원에서 일하면서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