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지원(PA) 간호사(또는 전담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 피부 봉합, 피하조직 절개, 체외순환 등 '43개'로 정해진 가운데, 체외순환사들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의료기관에 다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환영의 입장을 냈다. 체외순환사는 흉부외과에서 심장수술 시 심장을 멈춰 세운 후 인공심장장치(에크모)를 가동하며 혈액에 산소를 공급해 환자 생명을 살려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정식 직역으로 인정받지 못해왔었다.
대한체외순환사협회는 4일 입장문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체외순환을 단순한 전담간호사의 업무 분류가 아닌, '체외순환'이라는 단독 직역으로 인공심폐기와 인공심폐보조장비 운영이라는 구체적인 업무의 행위를 고시안에 포함해, (체외순환사들이)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열악한 환경의 흉부외과, 감소하는 전공의들의 현실에서 심장 수술의 특수성·전문성을 인정해 필수의료 붕괴를 조금은 늦출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는 10월1일부터 11월10일까지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동시에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수행행위 목록 고시'를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연내 시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에서 간호사가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간호사로 하여금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게 하려는 의료기관은 '의료법' 제58조의 의료기관 인증을 받도록 규정하되 2029년 12월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이번 입법예고는 지난 6월 간호사의 진료지원 업무를 합법화한 '간호법'이 시행된 후, 그 후속 조치로 시범사업으로만 진행됐던 '가능한 행위'를 새롭게 정한 것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2월 시범사업 시행 때는 54개 행위가 가능했는데, 이후 정부가 지난 5월 이를 45개로 조정했고, 최종 43개로 정했다.
이옥숙 대한체외순환사협회장은 "체외순환의 진료지원 행위목록 고시는 체외순환의 전문성을 높이고 심장수술의 불법 논쟁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으며, 합법적인 의료행위 수행과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수행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보인다"고 언급했다.

체외순환사는 고도의 의학·공학 복합적인 전문지식을 지속해서 습득·교육받도록 요구된다.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의료 선진국에선 국가별 일정한 교육을 받은 간호사·의료기사 중 엄격한 선발과정과 시험을 통과해야 체외순환사 자격을 부여한다. 우리나라에선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가 15년 전부터 학회 내 체외순환 교육과정을 공식 개설했고, 5년 전부터는 학회 내 체외순환학교를 설립해 엄격한 이론교육과 1200시간의 실습교육과 인증제도를 운용해왔다. 체외순환사 1명을 육성하는 데 4~5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대한체외순환사협회는 "지난 6월 간호법이 시행된 후 대한간호협회는 체외순환 업무를 단순히 전담간호사의 업무로 분류해 3년 임상 경력과 400시간 교육 이수로 체외순환 업무를 부여하려고 약식규정을 적용하려 했다"면서 "이는 체외순환의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환자 생명까지 위협하는 단순 진료지원업무로 격하한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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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숙 회장은 "국내 심장 수술을 실시하는 80여개의 의료기관 중에서 52개의 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59명의 체외순환사(의료기사 출신)들이 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이들의 평균 근무연수는 약 23년으로 경험이 풍부하다"면서 "경력직의 체외순환사들을 배척하면 전국의 많은 병원들이 심장수술을 당장 멈추고 4~5년의 공백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런 이유로 보건복지부와 대한간호협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유관 단체가 여러 차례 체외순환 업무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논의했다. 지난달 30일 복지부는 '진료지원업무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진료지원 업무 범위를 3개 항목으로 구분하고, 43개 행위 중 '체외순환'이라는 카테고리를 별도 구분해 규정했다.
이옥숙 회장은 "이번 복지부의 입법예고는 체외순환 업무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진료지원 수행 규칙 제정안을 행정 예고해 의료기관 현장의 혼란을 빠르게 완화하고 명확한 진료지원업무를 규정해 의료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며 "심장 수술과 체외순환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마련돼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