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영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한국 남성의 전립선(전립샘)이 위협받고 있다. 올 연말 발표될 '2023년도 국가 암 통계' 조사 결과에서 전립선암이 남성암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전립선암을 아주 쉽게 찾아내는 PSA(Prostate-Specific Antigen, 전립선특이항원) 검사법이 있는데도 이를 놓쳤다가 뒤늦게서야 전립선암을 진단받는 남성이 한국에서 유독 많다는 것. 비뇨의학계에서 PSA의 국가검진 도입을 주장하는 배경이다. 고영휘 이대목동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대한비뇨의학회 전립선암 국가암검진화 TF위원장)를 만나 국내 전립선암 급증 배경과 PSA 검사의 국가 관리 체계의 필요성에 대해 들었다.

"지난 20년간 전립선암을 진단받는 한국 남성의 평균 연령은 71세 전후를 유지했다. 평균 수명이 71세에 미치지 못하던 시기엔 전립선암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1996년 남성의 평균 수명이 70세를 돌파하고 2005년 75세, 2021년엔 80세를 넘어서면서전립선암 환자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정맥 채혈로 간단히 진행하는 PSA 검사는 전립선암의 존재 가능성을 알려줄 뿐 아니라, 전립선암이 저위험군(10ng/㎖ 미만)인지 고위험군(20ng/㎖ 이상)인지를 판별하는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전립선암 저위험군은 대체로 암세포가 그 자리에 머물며 퍼지지 않지만, 고위험군은 암이 어느 순간 형질이 변화해 공격적으로 변하면서 다른 조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남성은 40세 이상이면 누구나 PSA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1만~1만5000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PSA 검사를 받을 수 있다. 현재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는 국가검진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선 PSA 검사를 '아는 사람만' 챙겨 받거나, 기업 종합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검사받는 '기회주의적 검진'이 주를 이룬다. 이마저도 종합검진으로 PSA 검사받는 경우 50대 남성이 많은데, 이 연령대는 전립선암의 주요 발생 연령(60세 이후)보다 젊어, 검사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으로 비뇨의학과를 방문했다가 PSA 검사를 권유받아 진행하는 고령 환자도 있는데, 이 역시 비뇨의학과가 부족한 지방, 중소도시에선 검사 기회 자체가 적다. 대한비뇨의학회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체계화한 PSA 검진을 도입해야 한다고 정부에 제언해왔다."

"PSA 검사는 자주 시행할 필요가 없는 대표적인 검사다. 대한비뇨의학회에서는 5년 또는 10년에 한 번 정도를 권고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10년 주기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생애전환기 국가검진 항목에 PSA 검사를 포함하고, 5~10년 주기로 검사받게 한다면 고령화 사회와 전립선암 발생 양상에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실제 전립선암 환자 16만명의 10년간 진료비를 추적 분석했더니, PSA 검사 등으로 조기 진단받은 후 국소 치료받은 환자군, 전립선암이 전이된 후 항암·호르몬·면역치료 등 고비용 치료받은 환자군 사이의 큰 비용 차이가 확인됐다. 앞서 언급한 기회주의적 검진은 정보가 비교적 빠른 일부 인구층, 대도시 인구에 국한된 측면이 있는데, 검진 경험자 또는 주변인의 권유로 PSA 검사를 불필요하게 받는 사례도 적잖다. 이에 따라 과잉 진단, 과잉 치료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5~10년 주기의 PSA 검사는 과잉 진단·치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55세·65세·75세 때 PSA 검사를 국가검진으로 시행하는 식이다."
"PSA 수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전립선암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PSA는 '전립선암' 특이항원이 아니다. PSA 수치는 암에만 반응하는 지표가 아니다. 전립선에서 발생하는 염증, 물리적 자극, 기능적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PSA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방광 내시경 등 요도·전립선을 자극하는 시술을 받았거나 사정 후 48시간 이내, 장시간 자전거를 타거나 최근 성관계가 있었을 때도 PSA 수치는 일시적으로 높아진다. 하지만 재검사에서도 PSA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초음파나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암 가능성을 재평가한 뒤 필요에 따라 조직검사를 실시한다. PSA 검사는 전립선 이상 가능성을 선별하는 1차 스크리닝 도구이며, 이후 단계별 영상 검사와 조직검사 등 정밀 평가를 통해 암 여부를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