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을 매 맞고 간다'는 루닛, 의료AI 증명 '본무대' 올랐다

'맞을 매 맞고 간다'는 루닛, 의료AI 증명 '본무대' 올랐다

정기종 기자
2026.02.02 11:37

2500억 규모 주주배정 유증 결정 이후 간담회…"해소 필요했던 과제, 펀더멘탈 회복 위한 결정"
재무 리스크 해소, 매출 50% 증가·비용 20% 절감 통해 올해 현금영업이익(EBITDA) 흑자 자신

서범석 루닛 대표가 2일 서울 강남구 소재 루닛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금조달 배경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서범석 루닛 대표가 2일 서울 강남구 소재 루닛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금조달 배경 및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기종 기자

루닛(32,650원 ▼1,450 -4.25%)이 25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 단행이 기업가치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가파른 매출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상환 리스크가 기업가치 발목을 붙잡아온 만큼, 단기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반등을 위해 재무 부담을 해소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현금영업이익(EBITDA) 기준 흑자 달성을 통해 내년부턴 본격적으로 '현금이 도는' 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2일 서울시 강남구 루닛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도 풋옵션에 대한 리스크는 계속해서 커진다는 판단에 100% 해소하고 가야할 필요성을 느꼈다"라며 "이번 결정은 향후 회사 주가가 펀더멘탈에 맞게 반영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루닛은 지난달 30일 2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달 자금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138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한 목적이다. 회사는 지난 2024년 5월 미국 볼파라(現 루닛 인터내셔널)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약 17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해당 CB에 대한 풋옵션 행사권이 오는 5월 발생하는 만큼, 조기상환 청구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왔다. 이는 거듭된 외형 성장에서 회사 주가를 억누르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는 것이 회사의 판단이다.

이 때문에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잠재적 현금 유출 위험과 추가 자본 조달 압박을 한번에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증 자금은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법인세차감전손실(법차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 역시 털어낼 수 있게 된다.

주주배정 유증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회사 주가는 20% 가까이 급락했다.

서 대표는 "회사를 향한 시선은 인공지능(AI) 산업의 잠재력 인정과 재무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공존했다"라며 "이런 부분을 미리 없애지 않으면 계속해서 주가가 눌리겠다는걸 느꼈고, 경쟁이 치열해진 산업 내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투자를 위해서도 필요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루닛은 이번 결정을 기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루닛은 지난해 전년 대비 53% 증가한 831억원의 매출액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손실 역시 677억원에서 800억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50%의 매출 증가와 20% 수준의 비용 절감을 통해 현금영업이익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의 배경은 암 검진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볼파라의 미국 시장 시너지 본격화와 바이오마커 솔루션 '루닛 스코프'의 글로벌 제약사 협업 확장이다.

서 대표는 "올해 루닛 인사이트의 미국 매출만 100억원 이상, 볼파라 600억원 정도로 현금영업이익 100억원 이상 달성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2023년 20억원에서 지난해 104억원으로 매출이 커진 루닛 스코프 역시 올해 3배 가량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이 2022년 2개에서 지난해 15개 이상으로 늘었고,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RO) 기업과의 협업도 빠르게 늘고 있어 올 1분기부터 드라마틱한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재무 리스크의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볼파라 인수 결정은 적절한 판단이라는 입장도 강조했다. 현재 회사가 미국에서 달성한 성과는 볼파라의 인프라가 없었다면 보다 오랜 기간이 소요됐을 것이고, 이는 추가 자금 소요로 이어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서 대표는 "기업 운영에 있어 비용을 줄이는게 명분이 없으면 불가능한 만큼 올해가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지난해 구조조정 등의 다이어트를 좀 해서 보다 빠르게 성장할수 있는 동력을 키울 수 있다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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