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배우 전원주가 얼마 전 고관절 골절로 수술받고 당분간 방송을 쉬게 된 사연이 알려져 팬들의 걱정을 산다. 전씨는 빙판길에서 넘어져 고관절이 부러졌다고 밝혔다. 1939년생으로 올해 87세인 전씨처럼 고령층은 고관절 골절이 치명적인 부상으로 꼽힌다. 왜 그럴까.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고관절 골절의 위험성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넘어지면서 입은 부상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게 '고관절 골절' 즉, 허벅지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상황이다. 고관절이 부러지면 체중을 견딜 수 없어져 통증이 극심하게 발생하며, 거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문에 수개월 동안 누워 지내야 하는데, 폐렴·욕창·혈전·근감소증 등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은 한번 발생하면 여성 기준으로 2명 중 1명이 기동 능력과 독립성 회복이 불가능하며, 4명 중 1명이 장기간 요양기관 또는 집에서 보호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게 삶의 질을 저하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고관절 골절 후 수술받은 환자가 누워지내다가 1년 내 사망할 확률은 14.7%, 2년 내 사망률은 24.3%로 집계됐다. 그렇다고 고관절 골절 후 수술받지 않고 아예 방치하는 건 더 위험하다. 방치한 사람의 1년 내 사망률이 25%, 2년 내 사망률은 70%에 달할 정도로 사망률이 크게 높아져서다.

고관절 골절은 대부분 낙상 사고로 발생하는데, 미끄러운 환경에서 특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어르신은 뼈 밀도가 낮아 골절 위험이 더 커진다. 힘찬병원 이동녕 진료원장은 "고관절은 넘어질 때 체중이 집중되는 부위로,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비교적 작은 낙상에도 뼈가 잘 부러질 수 있다"며 "단단한 뼈가 부러지다 보니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씨처럼 80대 어르신은 근육량과 근력이 모두 줄어든다. 이 때문에 순간적인 균형 조절 능력과 미끄러짐에 대한 반사 반응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넘어지기 쉽다. 넘어졌을 때 이를 지탱하거나 회피할 힘이 부족해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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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관절 골절 때 대부분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정으로 뼈를 고정한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인공 고관절 수술은 고관절을 이루는 두 부분(비구부·대퇴골두), 손상된 물렁뼈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 뼈를 넣는 방식이다. 연결부위는 특수한 플라스틱·세라믹으로 끼워준다.
김상민 교수는 "인공 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 절개 부위도 10~15㎝로 작아졌고, 인공관절면의 소재도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으며,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도 빠른 수술 접근법이 개발되면서 고령 환자의 부담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넘어져도 고관절이 부러지지 않으려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살얼음이 끼었거나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평소보다 걸음 속도와 폭을 10% 이상 줄이는 게 안전하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걸으면 균형을 쉽게 잃어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고, 지팡이·보조기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평소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한다. 뼈 강도를 유지하려면 뼈에 자극을 지속해서 주는 게 좋다.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유연성을 기르고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뼈를 만들어내는 데 직접적 영향을 주는 칼슘이 많이 든 우유·치즈를 포함한 유제품, 등푸른생선, 콩, 두부, 다시마, 멸치, 건새우 등도 골고루 먹어야 한다.
비타민D는 칼슘의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칼슘을 뼛속에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햇빛에 노출되면 비타민D가 만들어지지만, 비타민D 보충제를 필요할 때 사 먹는 것도 권장된다. 커피·담배·술은 뼈에서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므로 줄이는 게 좋다.
많은 어르신이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걷기 등 유산소 운동에만 의존한다. 부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임상과장 임선 교수는 "하지만 근육량을 늘리려면 근육에 적절한 부하를 주는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이 필수"라며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 유산소 운동, 균형 운동을 모두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쿼트,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 벽 짚고 발뒤꿈치 들기 같은 중증도 신체활동을 1주에 150분(1회 40~50분씩 주 3회 이상) 실천하는 게 권장된다.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은 고기·생선·두부·계란 등에 풍부하다. 단백질은 몸무게 1㎏당 1~1.2g씩 챙겨 먹는 게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