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가족, 쓴 돈보다 '얼마 들까' 걱정이 더 무섭다…건강 8배 위협

암 환자 가족, 쓴 돈보다 '얼마 들까' 걱정이 더 무섭다…건강 8배 위협

홍효진 기자
2026.06.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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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가톨릭대, 암 환자 가족 200명 분석
'경제적 심리 스트레스' 삶의 질 저하 위험 8.35배↑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도 치명적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암 환자 가족의 건강을 크게 위협한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자 돌봄에 묶여 발생하는 사회적 고립도 보호자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독립적 요인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완화의료임상윤리센터 유신혜 교수진은 심진아 가톨릭대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와 함께 관련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진행성 암 환자 가족 200명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재정 독성)과 사회적 관계망이 보호자의 삶의 질, 불안·우울, 주관적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항암 치료 기술 발전으로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어지며 가족의 경제적·사회적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암 환자 의료비의 95%를 지원하지만 급여에 등재되지 않은 항암 신약은 전액 본인 부담이며 사적 간병비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 그간 관련 연구의 초점은 대부분 환자에 맞춰져 있었고 보호자 건강 문제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연구진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COST-FACIT(재정 독성 측정 도구) 설문을 통해 '물질적 부담'(의료비·생활비 납부의 어려움 등 유형적 재정 압박)과 '심리적 스트레스'(재정 걱정, 통제감 상실 등 정서적 반응)로 나눠 측정했다. 사회적 관계망은 △친인척·이웃·친구와의 교류 빈도 △종교·여가·봉사 등 사회 활동 참여 여부 △이웃 간 신뢰도로 평가했다. 이후 연령·소득·환자 상태 등 교란 변수를 통제한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각 요인의 독립적 영향을 산출했다.

그 결과 단순한 실제 지출을 의미하는 물질적 부담보다 경제적 어려움에서 비롯된 심리적 스트레스가 보호자 건강에 훨씬 광범위하고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큰 보호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 대비 △삶의 질 저하 위험 8.35배 △불안 위험 7.44배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 3.77배 △우울 위험 2.81배 높았다. 반면 물질적 부담은 우울 위험만 2.67배 높이는 데 그쳤다.

경제적 부담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부담'이 보호자의 삶의 질과 정신건강 악화 위험에 미치는 영향 비교. /사진제공=서울대병원
경제적 부담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물질적 부담'이 보호자의 삶의 질과 정신건강 악화 위험에 미치는 영향 비교.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사회적 고립도 보호자 건강을 위협하는 독립적 요인이었다. 친구와의 교류가 적은(월 2회 미만) 보호자는 삶의 질 저하 위험이 2.36배 높았다. 사회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보호자는 우울 위험이 3.77배, 주관적 건강 악화 위험은 3.32배, 불안 위험은 2.49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보호자일수록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회적 관계망이 재정적 어려움의 영향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비룡·유신혜 교수는 "중증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자신의 일상과 사회적 관계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보호자의 삶의 질을 지키려면 경제적 지원에 더해, 사회적 연결과 지지를 잃지 않도록 돕는 구체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일 기관의 횡단 연구란 점에서 인과관계 규명과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으며, 향후 종단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부연했다. 해당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종합암네트워크저널'(JNCCN·IF 17.5)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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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효진 기자

안녕하세요. 바이오부 홍효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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