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투셀·지투지·프로티나 등 국내사 플랫폼 기술 활용해 리스크 분산
ADC 이어 AI 항체 설계 및 검증 기술도 '선(先)검증·후(後)내재화' 전망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내 유망 바이오텍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외부 플랫폼을 활용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되 공동 연구·개발로 직접 가능성과 잠재력을 검증한 기술은 점진적으로 내재화하는 전략이다. 최근 프로티나(23,000원 ▼3,550 -13.37%)와 체결한 AI(인공지능) 기반 항체 설계 및 검증 기술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재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9일 프로티나와 개량항체 공동기술개발 및 기술도입 옵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41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옵션 행사 여부는 프로티나가 AI로 설계한 항체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과 검증을 수행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 신청까지의 전임상 연구를 수행한 뒤 2027년 말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지난해 10월부터 백민경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과 컨소시움을 꾸려 추진해 온 'AI 모델을 활용한 항체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실증' 국책과제 사업과 관련된 후속 계약이다. 해당 국책과제는 총 10종의 항체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IND 신청 1건 또는 기술이전 1건의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10종의 파이프라인에 대해 선별적으로 옵션이 행사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간 국내 바이오텍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신약 R&D 영역을 넓혀왔다. 2023년 12월 인투셀과 개발 옵션이 포함된 항체-약물접합체(ADC)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지난 3월 지투지바이오와 맺은 계약엔 미립구 기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와 파이프라인 2종 기술 도입뿐 아니라 최대 3종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포함됐다.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에서 다양한 모달리티(치료접근법)로 R&D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국내 바이오텍의 자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파이프라인 구축 속도를 높이고, 신약개발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는 셈이다. 만약 직접 내부에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고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향후 개발 실패 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 기반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개발 중 가장 앞서 있는 ADC 영역을 보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처음 임상에 진입한 뒤에야 ADC 중점 R&D 센터를 설립되는 등 '선(先)검증·후(後)내재화'의 단계별 확장이 이뤄졌다. 삼성에피스홀딩스(378,000원 ▼6,500 -1.69%)의 중국 R&D 센터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과 별도로 자체 ADC 신약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세워진 글로벌 거점이다.
이번에 프로티나와 체결한 공동기술개발 및 기술도입 옵션계약도 초기 후보물질 검증 단계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직접 수행한 전임상을 통해 개발 가능성이 확인된 물질에 대해서만 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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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내부에 구축하고 있는 AI 신약개발 기술에 대해) 구체적인 단계를 밝힐 수는 없지만, 관련 부서는 다 갖춰져 있다"며 "굳이 외부 플랫폼을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하는 게 궁극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