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일본 토요타자동차 관계자들의 심정은 하루 하루가 악몽일 것이다. 1년전 몰락하는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로 부상, 스포트라이트속에 전면에 나섰던 오너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연신 사과하느라 고개를 숙인다.
확대되는 사태에 내심 미소 짓고 있을 곳은 미국이다. 사실 토요타 치부에 대해 연일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곳이 미 언론과 관련 당국이다. 부동의 `자동차 왕국` 타이틀을 내줘야 했던 미국인들에게는 그간의 서러움을 씻을 다시없는 카타르시스 기회일 법하다.
1년만에 양측의 입장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GM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현실안주를 지적하며 부단한 기술 혁신만이 생존의 길이라고 역설하던 일본 자동차업체들이다.
일본의 가르침은 자동차업계에만 제한되지 않았다. 전후 최악의 경기침체에 빠진 미국을 보고 '잃어버린 10년'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던 일본이다.
이제 이니셔티브는 다시 미국이 잡았다. 한 신문은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의 비밀주의 기업문화가 화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은 누구와는 다르게 고객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안전문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안전과 관련된 결함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즉각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는 친절한 멘트도 잊지 않았다. 다른 신문은 책임을 지는 일본 사무라이 정신이 사라졌다는 표현도 썼다.
이쯤되면 양국간 자존심 대결이다. 급기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국토교통상은 존 루스 주일 미 대사를 직접 불러 냉정한 대응을 요청하며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미국의 `보복`은 이제 시작인 듯 싶다. 폭설로 24일로 연기됐지만 미 하원 청문회에서는 토요타 사태의 위력을 키울 또다른 폭로들이 줄줄이 예비되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도 3월 2일 청문회를 개최하는 등 예정된 미 의회의 청문회만 3군데이다. 미 의회는 도요타 아키오 사장의 출석을 줄곧 요구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마지막 자존심격인 도요타사장의 증인 채택만은 막아보겠다는 심사이다.
그러하지 않아도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후 흔들리는 양국 관계이다. 향후 귀추가 주목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