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청문회가 27일 워싱턴 캐피톨 힐에서 열린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 등이 증인 참석하는 청문회는 사기혐의를 받는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골드만으로 대변되는 월스트리트 전체에 대한 금융위기의 책임을 따지는 공방의 자리가 될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오바마정부의 금융개혁과 맞물려 청문회가 월가의 그릇된 투자 관행과 파생상품 투자 규제를 위한 '제2의 페코라위원회'가 될 것인지가 주목된다.
페코라위원회는 대공황 당시 거대 금융 자산가들의 주가 폭락 책임을 파헤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를 계기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만들어졌고, 궁극적으로 글래스스티걸법도 태동했다.
◇ 제 2의 페코라위원회
첫 페코라위원회에선 뉴욕시 지방 검사보 출신으로 위원장을 맡았던 페르디난드 페코라와 당시 월가의 거물 JP 모간 주니어가 격돌했다. 대공황 당시 월가 붕괴와 주가 폭락에 대한 날선 공방이 이어졌고 책임자 처벌 방안도 모색됐다.
페코라위원회는 1933년 증권법과 1934년 증권거래법 제정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SEC와 연방 예금보험공사(FDIC), 투자은행(IB)과 상업은행의 분리를 명령한 글래스-스티걸법안이 탄생했다.
2010년 두번째 페코라위원회가 될 27일 상원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상설 조사소위 청문회에선 30여 년을 상원의원으로 지낸 칼 레빈과 월가 최고의 수익모델을 만들어낸 블랭크페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맞붙는다.
SEC는 2007년 주택관련 모기지증권(RMBS)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 상품 '아바쿠스'(ABACUS)를 판매할 당시 투자자들에게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16일 골드만삭스를 미 연방 법원에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SEC는 아바쿠스 판매 과정에 대형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는 아바쿠스 개입했고 숏포지션을 취했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했다며 투자자들을 오도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 골드만 의혹 입증에 총력
레빈 의원 등 청문회 패널들은 SEC가 제기한 혐의와 함께 골드만삭스 임원들이 SEC의 고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이후 골드만 주식을 내다팔았다는 의혹을 입증하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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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고위 임원 5명이 SEC로부터 사기 혐의 고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통보를 받은 후 6540만달러어치의 자사 주식을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가 9개월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이른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으나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를 외부에 공표하는 대신 소송을 무마하기 위해 SEC 임직원들과 물밑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회계 조작이나 불법 거래 혐의가 있는 해당 기업이나 개인에게 혐의에 대한 조사나 소송이 진행될 수 있다는 사전 통보, 미리 항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 골드만, '여론 몰이 재판은 안돼' 반박
골드만삭스의 입장은 이미 나왔다. "모든 것이 투자자들의 책임"이라는 월가의 룰과 사전 예측 불가능한 투자의 세계를 들어 혐의를 부인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SEC가 지목한 2007년 당시 여타 투자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주택시장 미래에 대해 확신하지 못했다고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가 24일 사전 입수한 골드만삭스의 청문회용 내부 자료에 따르면 골드만 임원들은 이번 청문회에서 2007년 골드만삭스 역시 주택시장 전망을 두고 혼란스러워했으며 자신들도 주택시장 버블 붕괴로 손해를 입었다고 토로할 계획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상원조사위가 사전 공개한 이메일을 보면 시장 붕괴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골드만 삭스는 즉각 이를 여론몰이라고 몰아 세웠다. 조사위에 넘겨준 수 많은 자료중 달랑 4통의 이메일을 들어 SEC가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려 한다고 반박했다.
청문회는 27일 오전 10시 SEC가 유일하게 실명 고발한 패브리스 투레 부사장의 증언으로 시작된다. 블랭크페인 회장은 맨 마지막으로 증언에 나선다.
이번 청문회에는 투레 부사장, 블랭크페인 회장과 함께 데이빗 비니아르 최고재무책임자(CFO), 크레이그 브로데릭 최고리스크책임자(CRO), 전 모기지 부서 담당자인 다니엘 스파크, 금융위기 당시 구조화 상품 운용 책임자였던 마이클 스웬슨, 현직 책임자 조슈와 번바움 등 7명의 골드만 전현직 임원이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