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불안이 재강화되며 유럽 국채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쳤다.
국가 디폴트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그리스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6일(현지시간) 런던 시장에서 13.522%로 3% 급등했다. 이는 그리스가 9년 전 유로존에 가입한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US뱅크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거의 경제 불안으로 국채 시장에서 신뢰를 상실한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8.8%, 11%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에 육박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주말 8.7%에서 9.6%로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 투자자들을 인용, 그리스 국채가 사실상 국가 디폴트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2년 만기 그리스 국채 금리는 유로존 벤치마크 국채 금리인 독일 국채 금리를 12%포인트 이상 웃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독일 국채에 비해 6.55%포인트 높다.
RBC캐피탈마켓의 선임 투자 전략가 나이젤 렌델은 이와 관련, 그리스 국채가 최약체 이머징국가의 국채와 마찬가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불안에 그리스와 함께 재정적자 불안을 노출하고 있는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등 이른바 'PIGS'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급등했다.
포르투갈의 2년 만기 채권 금리는 3.985%로, 75bp 이상 상승했다. 아일랜드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도 마찬가지로 75bp 이상 뛰었으며 스페인 국채 금리는 25bp 올랐다.
이날 그리스의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는 7%대로 치솟았다. CMA 데이터 비전에 따르면 이날 그리스 5년물 국채에 대한 CDS는 96bps(1bps=0.01%포인트) 뛴 710.5bps에 이르렀다. 1000만달러어치 국채 부도위험을 커버하려면 보험료로 71만달러를 내야한다는 뜻이다. 포르투갈 CDS는 315bps로, 36bps 급등했다.
그리스 불안에 유로화 가치도 하락했다. 영국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저로 급락했다. 유로는 달러를 상대로도 약세를 보였다.
독자들의 PICK!
이날 그리스 국채 가치 급락은 독일이 그리스에 추가적인 재정 감축안을 요구하며 지원 합의에 대한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낸 탓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그리스 정부가 지속가능한 예산 감축안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독일이 구제금융안에 최종 합의하는 데는 며칠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유로존이 지난달 합의에서 결정된 300억유로 규모의 그리스 지원을 실시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분 28%를 보유한 독일은 유로존 중 최대인 86억 유로를 지원하게 된다.
한편 그리스 불안이 다시 살아나자 독일의 양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시간이 그리스 지원의 정수라고 강조했으며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은 독일 의회 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