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수소 연료전지의 '블랙박스' 열었다

차세대 수소 연료전지의 '블랙박스' 열었다

박건희 기자
2026.04.08 12:00

글로벌TOP전략연구단 연구 성과
KIST 수소에너지소재연구단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공기극에서는 전해질로부터 공급되는 프로톤(수소이온)과 공기극에 공급되는 산소분자가 만나 물이 생성되는 반응이 진행된다. 이 반응 과정을 나타낸 그림  /사진=KIST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의 공기극에서는 전해질로부터 공급되는 프로톤(수소이온)과 공기극에 공급되는 산소분자가 만나 물이 생성되는 반응이 진행된다. 이 반응 과정을 나타낸 그림 /사진=KIST

국내 연구팀이 수소 연료전지의 효율이 떨어지는 원리를 규명할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수소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지호일 수소에너지소재연구단 박사 연구팀이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CFC)의 공기극에서 전지의 성능이 떨어지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에 3월 게재됐다.

수소 연료전지는 원료(산소와 수소)를 수급하기 쉽고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그중에서도 프로톤(수소이온)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다른 전지보다 낮은 500℃ 이하 온도에서도 작동한다. 이를 통해 시스템 제작 비용을 낮추고 전지 수명도 크게 늘릴 수 있다.

프로톤 연료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부품은 '공기극'이다. 공기극은 산소가 공급돼 물을 생성하는 장소인데, 이때 산소·전자·수소 이온(프로톤)이 동시에 반응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해 문제가 생겨도 규명하기 어려웠다. 수백 가지에 달하는 반응 경로 중 하나를 연구자가 경험에 의존해 '가정'한 뒤 분석해 왔다. 처음 가정이 어긋나면 결론 자체가 뒤집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경로를 미리 가정하지 않고 실험 데이터와 소재 고유의 화학 특성을 결합하는 새로운 분석 프로토콜을 개발했다. 전체 반응 속도를 결정하는 '속도결정단계'를 실험으로 먼저 특정한 뒤 그에 맞는 반응 경로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을 대표적인 두 공기극 소재에 적용한 결과, 화학 반응이 소재에 따라 매우 다른 경로로 진행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예를 들어 수증기가 많은 환경에서 저항이 크게 떨어지는 소재가 있는가 하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소재도 있었다.

연구팀은 "고성능 공기극 소재를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 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를 토대로 고효율 PCFC를 실현하면 향후 태양광, 풍력, 원자력과 연계한 대규모 청정수소 생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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