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내각이 10%대로 추락한 지지율을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출범 8개월만에 깃발을 내렸다. 실추된 민주당의 명예를 되살릴 중책은 하토야마 내각에서 재무상으로 일했던 간 나오토가 맡게 됐다.
일본 94대 총리에 오른 간 총리는 4년래 5번째 총리다. 자민당의 아베 신조,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등 3명의 총리가 2006년 9월부터 1년씩 내각을 이끌었으며 8달짜리 하토야마 정부가 뒤를 이었다.
단명 내각 속에서 재무상 교체도 빈번했다. 간 총리 후임으로 재무상에 승진된 노다 요시히코 전 재무 부대신은 4년래 9번째 재무상이다. 결국 일본 경제의 불행한 현실이 정치적 격변으로 이어졌음을 수치는 말해준다.
8일 첫 공식 업무를 시작한 간 총리와 노다 재무상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 역시 나라 살리기이다. 그중에서도 긴축 재정이 제 1의 임무이다. 노다 재무상은 이달 말까지 의회에 정부가 기울이고 있는 긴축 노력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현 추세로 볼 때 2년 뒤 미국의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거듭된 경기부양책과 더딘 경기회복의 산물이다.
일본의 상황은 이 보다 더 끔찍하다. 정부가 안고 있는 부채 규모는 세계 최대다. 3월 말 현재 일본의 중앙정부 부채는 883조엔(9조7000달러)로 미국의 8조3000억달러를 1조달러 이상 웃돈다. 일본은 경기회복 속도에서도 미국에 뒤처진다.
노다 재무상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일본 10년 만기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월등히 낮은 채권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행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 3.2%이지만 일본 국채 수익률은 1.2%에 불과하다. 노다 재무상 스스로 언제든 장기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자인할 정도로 일본 경제는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 폭탄이다.
재정 신뢰 확립을 외치고 있는 간 총리와 노다 재무상, 2명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일본의 새 경제 내각이 긴축과 만성 디플레이션, 경기침체 사이에서 얼마나 절묘한 줄타기를 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