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회복과정에서 세계는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
한국, 중국 등 신흥시장권이 빠른 회복세에 과열 논란마저 빚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권은 재침체 우려속에 디플레이션의 망령을 떠올린다.
◇ 이머징, 인플레이션 막기에 올인=중국 등 신흥국들은 살아난 경기의 속도 조절이 요즘 관건이다. 과열된 경기가 버블을 키우고 풀려난 유동성은 자칫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는 더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인도, 브라질, 태국, 칠레 등이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했으며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가파른 물가 상승세에 금리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도 인플레이션 막기에 '올인'을 하고 있다. 이미 시중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은행권 지급준비율인상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연내 금리인상 전망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긴축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경제 요소 곳곳에서 거품을 빼는데 애쓰고 있다.
긴축을 통한 관리에 노력한 탓인지 중국의 가파른 경제성장 속도는 최근 들어 상당폭 둔화됐으며 CPI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중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9% 상승하는데 그쳤다.
반면 인도의 인플레 우려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매물가가 5개월 연속 10%대 이상에 머무르고 있으며 산업 ·농업 소비자물가는 14%대를 넘어섰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27일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네번 금리를 올렸으나 상승세는 멈추지 않는다. 물가 급등에 노동자 파업이 이어졌고 정치권도 혼란에 빠지는 등 사회 불안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어 인도 정부의 고민은 깊어진다.
◇美, 일본식 불황 빠지나=장기적인 고용 침체 속에서 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는 미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일본식 불황에 빠지는 것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연방준비은행(FRB) 내부에서도 이런 판단이 나왔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저조하다며 물가가 너무 낮으면 다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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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1% 상승하는데 그쳐 올해 들어 처음으로 FR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1.5%~2%를 밑돌았다. 또 핵심인플레이션률은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하는데 그쳐 1966년 이후 최소폭을 기록했다.
일본은 좀처럼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6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하는 등 낙폭이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승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이 기간 실업률이 5.3%를 기록하며 7개월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5% 감소하면서 실업과 소비 침체, 투자 부진, 디플레이션의 악순환구조가 더욱 심화됐다.
한편 유럽은 7월 유로존 CPI가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하면서 20개월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해 고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재정위기 우려가 상존하고 경기회복 속도도 더딘데다 유럽 각국이 내핍안을 추진하면서 소비 침체와 고용 감소에 따른 성장 둔화와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