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오바마행정부, 3500억弗 부양책 카드

위기의 오바마행정부, 3500억弗 부양책 카드

뉴욕=강호병특파원
2010.09.08 08:13

(상보)인프라투자, 기업감세 병행..의회 승인 난항 예상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위기감속에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2차 부양책 카드를 꺼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노동절을 맞아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재정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8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연설을 통해 기업 설비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안을 내놓는다. 이와 별도로 기업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영구세액 감세도 추진하고 있다.

재정지출과 투자감세 병행..오바마 3500억달러 부양책 윤곽

오바마 대통령은 6일 밀워키에서 도로, 철도 등 교통 사회간접시설(SOC) 재건에 6년간 500억달러를 투입,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사회간접자본 건설 자금 대출을 전담할 '인프라스트럭처 은행' 설립과 15만마일(24만1400km)의 도로, 4000마일의 철도, 150마일의 활주로 등을 재건 또는 보수하겠다고 밝혔다. 15만 마일의 도로는 미국 동서부간 거리 30배에 달한다.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즈 등 미국언론에 따르면 8일엔 오바마 대통령은 클리블랜드 연설을 통해 2000억달러 규모 기업 설비투자 세제혜택 방안을 공개한다. 올 9월8일 이후 2011년까지 기업이 공장과 플랜트, 기계설비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 전액을 첫해인 2010년, 2011 회계연도에 일괄 손비로 인정, 과표를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의회 승인을 받은 후 시행해야하나 상황상 절박성을 고려해 발표일인 올 9월8일로 소급적용키로 했다. 기존엔 미국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3년에서 20년까지 감가상각비로 분할 공제를 해줬다. 이에 따라 한해 손비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0% 정도에 그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감세 복안은 투자 첫해에 투자금액 전부를 한꺼번에 상각토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세제상 투자액이 모두 2011회계연도에 손비처리돼 기업은 낮아지는 과표에다 법인세율을 곱한 금액만큼 세금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500억달러 투자가 실직한 미국인들에게 즉각 일자리를 주기위한 조치라면 기업투자에 대한 감세안 중장기 성장활력 회복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와 별도로 한시적으로 적용하면서 계속 연장해온 기업 연구개발 투자 세액공제도 영구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그에 따른 지원액은 10년간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오바마 행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세액공제의 경우 1981년 도입된 후 13차례나 연장되면서 사실상 고정화돼 왔다. 오바마 대통령의 복안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투자 감세의 지속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을 없애고 제도를 단순화해 감세의 경제적 효과를 살리자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직접 부양책과 별도로 올 연말 연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일명 부시감세)혜택이 종료되는데 따른 재원을 바탕으로 저소득자와 영세자영자의 세금을 350달러규모 줄이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중간선거 앞두고 위기감, 정책입지 좁아진 오바마

이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2차부양책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와 고용회복이 더딘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침체후 8140억달러에 달하는 혈세를 쏟아부었지만 미국경제는 체감할 정도의 활력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성장률은 1~2%에서 머물고 있고 고용은 뒷걸음질 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용을 빠른 시간내 되돌려 놓지 못할 경우 중간 선거에 쓴잔을 마실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날 월스트리트 저널과 NBC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해 보도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09년 상반기만 해도 “오바마 대통령이 경제정책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응답이 50%이상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 39%로 낮아졌다. 그리고 “향후 1년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2009년9월 47%에서 이번 26%로 급감했다. 그간 오바마 대통령이 실시한 개혁에 대해서도 월스리트 개혁을 제외하고는 부정적 결과가 올 것이란 응답이 더 많았다.

더욱이 경기회복이 느리게 진행되면서 재정지출에 대한 회의감도 커졌다. 괜히 돈만 쓰고 나중에 나라 빚 줄이기 위한 세금인상만 뒤따라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이번 부양책에서 감세가 주류를 이루는 것이나, 부양책 카드와 함께 재원마련 문제를 같이 고민한 것도 이같은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쓰는 것보다 그래도 민간이 쓸 수 있는 폭을 늘려 주는게 새는 돈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업 연구개발에 대한 영구 세액공제를 추진하면서 재원으로 다른 기업 감세를 줄이는 것을 같이 검토하고 있다. 이는 자칫 정책효과가 한 주머니에서 다른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것과 같은 것에 그치게 만들 위험이 있다.

공화당 맹공...의회 승인 난항 예상

기업 설비투자 첫해 일괄 소득공제는 투자촉진 효과가 상당히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미국 보수적 경제연구기관인 AEI는 동 조치로 기업설비투자가 5~10%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의회승인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집권당인 민주당은 상원에서 공화당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링)을 막을 수 있는 최소 의석인 수퍼 60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 역시 부정적 여론 기류를 등에 업고 연일 오바마 행정부를 맹공중이다. 공화당은 위기후 오바마 대통령이 거액을 쏟아부으며 경기회복을 추진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면 연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추가 재정지출은 나라빚만 키울 뿐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낸 상태다.

존 메케인 아리조나주 상원의원은 6일 폭스뉴스에 출연 "백악관 부양안이 기업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긴 역부족"이라며 "재정지출을 중단하는 대신 현재의 감세를 연장하고 그 폭을 넓혀야 미국인들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린지 그레이험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상원의원도 최근 NBC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만기도래하는 모든 감세를 연장해야 민간부문의 고용이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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