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베팅' 헤지펀드, 日개입에 폭탄

'엔고 베팅' 헤지펀드, 日개입에 폭탄

송선옥 기자
2010.09.16 14:10

예상외 타이밍과 규모에 '깜짝'... 장기적 효과엔 의문 제기

‘엔고’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일본의 갑작스런 외환 시장 개입으로 말 그대로 폭탄을 맞았다.

세계 최대 통화전문 헤지펀드 ‘FX콘셉트’를 운용하고 있는 존 테일러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개입으로) 확실하게 손실을 봤다”며 “돈다발 전부를 잃었다”고 말했다.

FX콘셉트내의 헤지펀드들은 올들어 12%의 수익을 올렸지만 이날 하루에만 2%의 손실을 봤다. FX컨셉트는 포트폴리오의 55%를 엔에 베팅해 오다 최근 35%로 비중을 줄였지만 이날의 손실을 피하기엔 충분치 못했다.

FX콘셉트뿐만 아니라 엔에 많은 돈을 베팅했던 다른 헤지펀드도 언급은 피하고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엔 강세로 일본 정부와 투자자 그룹이 일 외환당국의 개입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날 예상외의 타이밍과 2조엔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개입규모에 시장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포렉스 트레이딩의 케이시 리엔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자료를 인용해 투자자들이 지난 7일만 해도 엔화에 대해 기록할만한 수준의 ‘롱 포지션(매수)’을 취했다며 “선물 트레이더들이 이런 포지션으로 이날 상당히 휘둘렸다”고 말했다.

엔 매입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일본의 호황보다는 비관적인 글로벌 경제 전망에 베팅했던 이들이다.

이들중 몇몇은 엔을 자산 도피처로 보고 엔기반 투자를 기세 좋게 강행했으며 일본 투자자를 포함해 다른 이들은 글로벌 주식 시장에서 큰 수익이 없을 것이라 보고 일본 현지에 투자하기 위해 엔을 택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이 개선되고 성장률이 상승하지 않는 한 일본의 개입의 장기적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도쿄 뉴욕 외환시장 등에서 엔/달러 환율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간의 추세로 볼 때 일시적 변동이라는 것.

이와 함께 엔화 강세를 지지했던 일부 투자자들은 일본 외환당국의 추가 개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FX컨셉트의 테일러는 “엔이 1~2개월안에 또 다시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일본 중앙은행(BOJ)이 이를 기다렸다 공격적인 태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을 벌었던 올드 게임은 끝났다”며 “당분간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무기력하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지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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