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현대화 예산 증액…2020년 첨단무기 비율 70% 목표
러시아가 군 현대화를 위해 방위조달 예산을 크게 늘리는 한편 미국 무기와 관련 기술도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냉전기 미-러 경쟁 구도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파격적인 조치다.

아나톨리 세르듀코프 러시아 국방장관(사진)은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미국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귀국, 20일(현지시간) "현대식 무기 비율을 2020년까지 70%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015년까지 현대식 무기 비율을 지금보다 3배 많은 30%로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는데 국방부는 이보다 한 발 더 나간 셈이다.
국방부의 군비확대에서 눈에 띄는 것은 러시아가 생산하지 못하는 첨단무기의 경우 미국 무기라도 도입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이는 무기체계의 자급자족이라는 불문율을 깨는 것이다.
세르듀코프 장관은 "미국을 포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기술도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원하는 것은 무기 자체보다는 기술 도입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달말 항공모함 공개 구매를 계획했는데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입찰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세르듀코프 장관은 "완성품 구입이 아니라 기술을 습득해 러시아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관련 예산 증액에도 나섰다. 국방부와 재무부, 경제부 등은 2011~2020년에 쓸 무기도입 예산을 기존 13조 루블보다 46% 늘어난 19조 루블로 증액하는 방안에 거의 합의했다. 현대식 무기를 사는 데 앞으로 10년간 6130억달러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세르듀코프 장관은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할 수 있었지만 예산을 감안했다며 "이 정도는 현대식 무기로 무장하는 데 최소한의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무기 현대화는 러시아 권력부의 오랜 숙원이다. 러시아 군은 소련 해체 이후 전력 약화, 장비 노후화, 비효율성 등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대통령 시절인 2007년, 군 경력이 전무한 40대의 세르듀코프 국세청장을 국방장관에 파격 발탁했다. 군 고위직과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에게 국방 개혁의 칼자루를 쥐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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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듀코프 장관은 장성 수를 줄이고 지휘체계를 통폐합하는 개혁을 추진했으며 무기 현대화도 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