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기현 오쿠다 에리코(46)의 피맺힌 쓰나미 이겨내기
“부모와 아들과 딸의 목숨을 잃고 전 재산도 없어졌어요. 쓰나미가 한순간에 이 모든 것을 뺏어갔지요. 하지만 며느리 뱃속에 있는 6개월 된 손자를 위해 어떻게든 살아야지요...”
지난 11일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19일 오전9시현재 7197명이 사망하고 1만905명이 행방을 알 수 없는(일본 경찰청 공시집계) 비극이 지속되고 있다. 거대한 쓰나미로 집이 대부분 파손된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 호쿠죠마치의 요시하마부락. 이곳 대피소에서 피난생활을 하고 있는 오쿠다 에리코(46)씨는 아들 사토시(智史)를 이번 쓰나미로 잃었다.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에리코 씨는 사토시 씨의 처(27)와 시내 중심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젊은 부부는 1주일 전에 결혼한 신혼이었다.
하구(河口)에 가까운 요시하마에서 일하고 있을 사토시가 걱정이 돼서, 두 사람은 급히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길은 이미 쓰나미로 파괴돼 갈 수 없었다. 자동차 안에서 하루 밤을 꼬박 새웠다.
이튿날 길을 막는 나무토막 잔해를 헤치며 몇 km를 걸어 겨우 요시하마 근처에 있는 대피소에 도착했다. 사토시는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사토시 부인은 넋을 잃은 채 오랫동안 사토시 시신에서 떠나지 못했다.
요시하마 동네는 파괴된 나무토막만 나뒹굴 뿐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에리코 씨 집은 완전히 파괴됐고 집안에 있어야 할 아버지와 어머니는 물론 둘째 딸 梨吏佳(9)도 행방불명이 돼 찾을 수 없었다.
약 200명이 살던 동네에서는 쓰나미를 가까스로 피한 약50명이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은 절에서 몸을 의탁하고 살고 있다. 나무토막 속에서 일용품과 식품을 찾아내 모진 목숨을 겨우겨우 이어가고 있다.
에리코 씨는 “나는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을 것”이라고 중얼거린다. “부모와 자식 둘, 그리고 집까지...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나는 죽고 싶지 않다. 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토시 씨 부인의 뱃속에는 6개월 된 아기가 꿈틀거리고 있다. “사토시가 남겨준 소중한 생명이다. 나는 이 아이를 위해 살아남지 않으면 안된다”고 에리코 씨는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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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사람이 엉망진창으로 부서진 사토시 씨의 자동차에서 그가 쓰던 선글라스를 찾아다 주었다. 앞으로 태어날 손자에게 보여줄 아주 소중한 물건이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재산도 날라 갔다. 쓰나미로 많은 것을 잃었지만 이대로 쓰러져 죽을 수는 없다. 두 다리로 버티고 설 힘도 없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도 새로 태어나는 생명이 있다. 그런 생명에게 아픔은 적고, 살아가는 기쁨을 안겨 주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