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파도에 5일(현지시간) 상품시장이 초토화됐다. WTI 유가가 투매속에 9% 가까이 하락하며 배럴당 100달러가 붕괴됐고, 은도 9% 급락했다. 곡물값도 희생양이 됐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WTI선물값은 전날대비 배럴당 9.44달러(8.6%) 폭락한 99.8달러를 기록했다. WTI 원유값이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는 3월16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 최저치는 99.35달러다.
귀금속에 한정되던 투매가 미국 고용충격과 달러강세를 만나며 전체 상품시장으로 요원의 불길처럼 번졌다. 고용 지표부진과 달러강세라는 상품수요를 억누르는 태풍이 묘하게 맞아떨어지며 투자자들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6월 인도분 금선물값은 전날대비 온스당 33.9달러(2.2%) 내린 1481.4달러로, 7월물 은선물값은 온스당 3.15달러(8.0%) 폭락한 36.24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폭탄매물에 거래가 폭주하며 마감가 확정도 늦어졌다.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 밑으로 내려가기는 4월20일 이후 처음이다. 시간외서도 금값은 하락률을 2.5%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공포의 하락을 당한 은값은 4일간 무려 26.3% 빠졌다.
7월물 구리값도 3.8% 하락, 파운드당 4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곡물시장도 타격이 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T)에서 7월물 옥수수값은 부쉘당 20센트(3%) 내린 7.09달러로, 대두와 밀은 각각 부쉘당 2% 빠진 13.23달러, 7.54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나온데 따라 하락개장 한뒤 시간이 흐를수록 투매가 가세, 마감까지 꾸준히 낙폭을 높여갔다. 고용지표 악화가 경기둔화 신호로 읽히며 그간 쌓여있던 투기적 롱 포지션이 한꺼번에 정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뉴욕 시장 개장에 맞춰 유럽중앙은행(ECB) 장 클로드 총재가 6월 기준금리 인상설을 일축한 뒤 달러가 급강세로 돈 점도 상품시장 투매를 부추겼다. 유로/달러환율은 장 끌로드 트리셰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 기자회견 전만 하더라도 1.48달러 이상수준에 머물렀으나 기자회견 후 1.45달러대로 2%가량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트리셰 총재가 6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어떤 시사를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6포인트(1.6%) 오른 74.2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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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는 이날 전주(4월29일 마감)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대비 4만3000건 증가한 47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중순이후 최고증가폭이자 블룸버그통신 집계 전문가 전망치 41만건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미 노동부 대변인은 뉴욕 학교들의 봄방학 등 비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보면 고유가가 고용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정황이 많다. 변동성이 적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 4주평균치는 43만1250명으로 올 1월29일 이후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4월들어 WTI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선 것과 일치한다. 기업들이 생산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감원이 유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연이은 은선물 증거금 인상도 상품값 급조정 빌미가 됐다. 은이 거래되는 소유한 CME 그룹은 지난달 26일, 29일, 이달 2일에 이어 4일 또다시 은 선물 증거금을 대폭 올렸다. 지난주 이후 벌써 4번째다. 개시증거금은 직전 1만6200달러에서 1만8900달러로, 유지증거금은 1만2000달러에서 1만4500달러로 상향조정됐다. 26일 인상직전에 비하면 개시증거금은 7155달러, 유지증거금은 5800달러나 인상됐다.
증거금이 높아지면 보유계약을 처분해 증거금율을 맞추거나 신규로 현금을 입금해야한다. 은값이 급락하며 금값까지 같이 영향을 받는 모양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