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해법, 브래디플랜 닮은 '프렌치플랜' 급부상

그리스해법, 브래디플랜 닮은 '프렌치플랜' 급부상

뉴욕=강호병특파원
2011.06.28 03:09

범유럽 금융사, EU, ECB 로마 회동...그리스 지원 참여안 논의

부도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에 민간채권자 참여방안으로 브래디 플랜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다. 민간채권자들이 그리스 보유채권을 만기가 긴 신채권으로 일부 또는 전부 교환하고 대신 연장채무 지급보증을 위한 장치를 별도로 마련해두는 방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인테사 상파울루 은행이 주최로 로마에서 유로존 은행, 보험사 대표, 그리스 및 여타 유럽국 관계자, 유럽연합 및 유럽중앙은행 대표들이 모여 민간은행의 그리스 채무 연장문제를 논의했다.

이 회의에서는 미국 재무부에 15년간 몸담으며 1989년 브래디 플랜에 마련에 참여했던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소장이 참여했다.

이 회의에 발제된 안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랑스 플랜'이다. 프랑스 은행이 제안한 프랑스 플랜은 만기도래하는 금융사가 보유한 그리스 채무 50%는 30년만기 그리스 국채로 교환해주고, 나머지 50%는 교환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용으로 프랑스 등 우량국 국채에 투자해놓는 방식이다.

아직 프랑스내에서도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프랑스정부와 은행들이 이방안에 대해 상당한 교감이 진행된 상태다. 프랑스 정부도 "상당히 흥미로운 해법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프렌치 플랜은 민간이 공적 신용자와 채무부담을 공동으로 경감시키다는 측면에서 1989년 중남미 국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브래디 플랜과 비슷하다. 브래디 플랜은 1989년 미국재무장관 니콜라스 브래디가 제안한 채무재조정 방안으로 10년넘게 지속된 중남미 위기를 종식시킨 모범사례로 꼽힌다.

민간채권자들이 중남미국가 대출을 30년짜리로 연장해주는 조건으로 중남미국가들이 미국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브래디 채권'을 따로 발행해 만기연장된 채권의 디폴트에 대비토록 배려해준 조치다.

프렌치 플랜은 민간채권자가 만기가 연장된 그리스 채권에 대해 지급보증기금을 따로 가질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에서 브래디 플랜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브래디 플랜이 채무국이 지급보증 기금을 미국정부의 도움을 받아 자체 준비한 대신 프레치 플랜에서는 민간 채권자가 그리스 채무를 일부 상환받아 스스로 마련토록 하고 있다.

로마 회동은 국가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민간채권자 참여논의가 범유럽으로 확산됐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결론이 어떻게 될지 예단은 어렵다. 무엇보다 브래디 플랜에 비해 그리스 위기를 타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조건이 한결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게 문제다.

당장 걸림돌은 신용평가사들의 그리스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 S&P, 피치 레이팅 등은 이번 위기에 관찰자 입장을 유지하면서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민간채권자 참여방안이 '디폴트'조건에 해당되지 않는지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다.

신평사들은 민간채권자들 참여안이 조금이라도 시장조건에 미달하면 '디폴트'를 선언할 태세다. 신평사들이 디폴트 선언을 하게되면 그리스 채권에 일제히 충담금을 쌓아야하고 유럽중앙은행도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받아줄 수 없다.

때문에 처음부터 신평사들 눈치를 봐가며 어떻게든 디폴트 조건에 안걸리게 안을 짜야하는 게 외줄타기나 다름없다.

1980년대 중남미 국가 채무는 대출이 많아 신평사들의 등급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스는 국가채무 3500억달러중 2700억달러가 국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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