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데 1조달러의 추가 자본금이 필요하다. 미국의 중소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능력을 잃어 버렸으며 체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일 골드만삭스 매매부서(Trading desk)의 전략가인 앨런 브라질이 지난 8월16일 헤지펀드 기관 고객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54쪽짜리 비공개 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이런 암울한 전망에 근거해 유로화에 부정적인 포지션을 제공하는 풋옵션을 매수하고 유럽 금융주의 신용 위험이 높아갈 때 가치가 올라가는 신용부도스왑(CDS)에 투자해 비관적인 전망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 홍보 책임자는 이 보고서에 대해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은 고객들의 필요에 맞춰 전략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이 기존 투자를 헤지(위험 회피)하기를 원하든, 시장 포지션을 매수 또는 매도하기를 원하든 우리의 목적은 고객이 현재 시장에서 직면하게 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은 과거에도 어두운 상황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헤지펀드 투자 아이디어를 고객들에게 팔았다. 골드만삭스와 다른 월스트리트 금융기관들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 헤지펀드 고객들에게 주택담보대출 증권에 대한 CDS를 팔아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하도록 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권에 대한 CDS는 주택 가격이 떨어질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WSJ은 헤지펀드 고객들이 골드만삭스의 보고서에 근거해 옵션과 CDS 거래를 하면 주식 매매를 중개할 때보다 골드만삭스가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브라질의 보고서는 골드만삭스 증권부서의 헤지펀드 전략그룹이 발송한 것으로 골드만삭스의 공식적인 전망을 발표하는 글로벌 투자 리서치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 투자 리서치는 실제 매매 내역을 모르고 고객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독립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헤지펀드 전략그룹은 골드만삭스의 고객 헤지펀드들이 어떤 매매을 하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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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브라질의 보고서에는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 리서치에서 작성되지 않았으며 독립적인 투자 조언도 아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대외에 공개되지 않는 만큼 브라질의 보고서에는 일반적인 금융기관 보고서에 게재되지 않는 시장의 문제가 상세하게 묘사돼 있다. 브라질은 이 보고서에서 헤지펀드들이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08년 금융위기를 생각나게 하는 부정적인 통계 지표들을 소개하며 "돈을 더 빌려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근본적인 문제는 풀지 못한다"고 지적해다. 또 "미국은 국가 부채를 늘려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 왔지만 일자리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미국이 세계의 기축통화를 계속 평가 절하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브라질은 특히 77개 유럽 금융기관의 대출 현황을 상세히 제시하면서 특히 레버리지가 높은 금융기관들을 지목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개별 유럽 은행에 CDS로 부정적인 베팅을 할 경우 이 자료가 매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유럽 금융기관 전체에 비관적인 포지션을 취하고 싶으면 유럽 금융기관들의 신용을 포괄하는 지수에 대해 5년물 CDS를 사라고 권했다.
또 유로화를 매도해 스위스프랑을 매입할 수 있는 6개월물 풋옵션을 매수하라며 "유럽에서 추가 구제금융안이나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유로화는 더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