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유럽투자은행(EIB)이 설립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출자하는 특수목적기구(SPV)를 검토중이라고 CNBC가 26일(현지시간) 유럽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는 자체적으로 채권을 발행해, 이 자금을 이용해 재정위기에 허덕이는 나라의 국채를 매입하게 된다.
이럴 경우 재정위기에 처한 국가들은 조달비용(국채 수익률) 하락을 기대할 수 있고,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의 국채를 잔뜩 짊어진 유럽 은행들은 이들 국채를 특수목적회사에 매각해, 은행의 부실화 위험을 덜 수 있게 된다.
또 특수목적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유럽중앙은행(ECB)에서 돈을 빌릴 때 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 ECB로서는 담보를 확보하기 때문에, 자신의 부실화 위험을 덜면서 자금난에 처한 은행을 더 적극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유럽 은행들은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의 부실 국채를 유럽투자은행이 설립하고 EFSF가 출자하는 특수목적회사가 발생한 채권으로 교환함으로써, 은행의 부실화 가능성을 덜면서 ECB에서 자금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으로부터 `부실 유가증권(toxic securities)`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했던 미국의 부실채권정리기구(TARP)의 원안과 흡사하다.
그러나 미국은 부실 유가증권의 가격을 산정하기가 어렵고 시행에도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이 계획을 포기했다. 당시 부실 유가증권은 대부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파생상품이었다.
CNBC는 한 가지 의문은 이 계획이 EFSF의 증액을 요구할지 여부라고 밝혔다.
당초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 빚더미에 앉은 국가에만 지원하기 위해 4400억유로로 설립된 EFSF 기금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자금이 지원되면 2890억유로(402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EFSF를 가장 많이 분담하고 있는 독일의 반대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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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NTV와의 인터뷰에서 EFSF의 증액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필요하면 작동할 수 있도록 EFSF를 만들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지 규모를 늘려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CNBC는 이 같은 EFSF 증액 논란 역시 레버리지 효과를 노리는 특수목적기구의 설립 계획이 모색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세한 내용은 유럽 관리들의 논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