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7일 유럽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합리적인 방안을 수립할 경우, 이를 전제로 유럽 지원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유럽이 재정위기 해소 방안을 내놓기 전에는 일본이 어떠한 방식으로 지원할지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올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채권을 매입했던 전력을 감안하면, EFSF 채권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유럽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EFSF가 출자하는 `특수목적기구(SPV)` 설립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을 고려하면, 일본이 향후 SPV 발행 채권 매입에도 나설 수 있다.
아즈미 준 일본 재무상은 이날 내각회의 후 기자들에게 "금융시장과 그리스 구제를 포함해, 유럽이 글로벌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는 어떠한 조치가 내놓는다면, 일본은 이러한 부담을 함께 나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토통신은 아즈미 장관의 발언을 인용해, 현재 일본이 유럽 관리로부터 실행 가능한 재정위기 타개 방안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AFP 통신은 일본 재무상의 발언이 유로존 구제자금 펀드인 EFSF가 자금 조달을 위해 향후 채권을 발행할 경우, 일본이 EFSF 채권을 사들이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에 앞서 한 주전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도 유럽 구제 펀드 발행 채권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FSF는 유로지역 회원국들이 보증하는 채권 등의 채무증서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자금난에 처한 회원국에게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EFSF는 4400억유로 규모로 작년 6월 설립돼 아일랜드와 그리스 등에 대한 구제자금을 지원했다.
일본은 이 과정에서 EFSF가 발행한 채권을 26억8000만유로(38억달러) 어치 사들였다. 이는 EFSF 전체 발행 채권의 20%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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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외신에서는 유럽의 재정위기 해결책으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이 출자하는 특수목적회사(SPV) 설립 방안이 급부상했다.
CNBC 방송은 EFSF이 출자하고 유럽투자은행(EIB)에 의해 설립되는 특수목적기구(SPV)를 검토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특수목적회사는 자체 채권을 발행해, 재정위기 국가의 국채를 사들이는 것이 골자이다.
마침 이날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FT) 칼럼을 통해 EFSF 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출자에 참여하는 특수목적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유럽이 CNBC의 보도처럼 EFSF가 출자하는 `특수목적기구`를 설립한다면, 일본은 `특수목적기구` 발행 채권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또 라구람 라잔 교수의 제안한 대로 EFSF 뿐만 아니라 IMF까지 출자하는 `특수목적기구`가 설립되면, 일본은 기구의 자금 조달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날 아즈미 재무상은 "유럽이 더 큰 규모의 구제자금 계획이 필요하다면,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협의하겠다"고 언급해, 향후 유럽이 내놓을 구제자금 계획에 따라 일본이 미국과 적극 공조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물론 일본이 자신을 위해서도 유럽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유럽이 일본의 핵심 수출시장인데다, 유럽 재정위기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의 강세 기조가 지속돼, 일본 경제가 큰 부담을 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칸노 마사아키 JP모간 일본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혼란이 유럽에서 세계의 나머지 세계로 확산되면, 일본은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기차가 급등해 일본 경제가 해를 입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또 "일본 은행과 보험사들은 주식시장에 큰 손인 상황에서, 니케이지수가 폭락을 지속하면, 일본 내부 금융시스템도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