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 콘서트장 방불"…일부에선 안티 시위도
애플이 지난 16일 새로운 태블릿 PC인 '뉴 아이패드'를 진열대에 내놓자 전 세계 애플 팬들은 열광했다.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도쿄 홍콩 런던 뉴욕 등 각국 애플 매장마다 수 백 명이 줄지어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타계하기 이전의 열기만 못하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왔다. 또 일부에선 애플의 중국 협력사들의 근로 환경을 비판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 전 세계 애플 매장 "락 콘서트장 방불" =지난 16일(현지시간)인 금요일 오전. 세계 최대 애플 직영점이 있는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앞엔 250여 명의 사람들이 줄 지어 서 있었다. 줄은 지하 터미널 역까지 계속됐다.
바리케이트를 친 애플 매장 주위는 수백 명의 군중이 둘러싸고 있었다. 애플 매장 직원들은 환호성과 함께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들은 "마치 락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16일 오전 8시부터 뉴 아이패드 판매를 시작했다. 우선 판매 국가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싱가포르 스위스 푸에르토리코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이다. 베스트바이 라디오샤크 월마크 등 일부 유통업체들은 자정부터 판매에 나섰다.

애플 매장 앞에 진을 친 사람들은 대부분 애플 마니아거나 얼리 어댑터, 또는 애플의 우선 판매국이 아닌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다.
독일에서 아이패드를 사러 미국으로 휴가를 내고 온 소방관 게오르그 보크만 씨는 뉴 아이패드에 대해 "적어도 내가 기대한 만큼 새롭고 좋다"고 평했다. 그는 앞서 아이폰4를 사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뉴 아이패드를 사기 위해 프랑스 파리까지 건너 간 캄포 E.오소리오 씨는 "아프간에선 살 수 없어 왔다"며 "환상적인 제품"이라고 흥분했다. 런던 코벤트 가든에 있는 애플 매장에서 300여 명과 함께 줄을 선 대학생 신디 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를 대신해 아이패드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 "애플, 노동착취엔 무관심" 비난 =하지만 이날 애플 매장 앞에 팬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에선 중국 팍스콘 공장 등 애플 협력사의 근로 환경을 문제 삼는 시위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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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 협력사 근로자들의 노동 착취에 대해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시위 참가자인 로저 밍고는 "우리는 보통 만든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제품을 산다"면서 "애플이 조금만 더 돈을 들이면 중국 근로자들에게 보다 책임감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인 '디스 어메리칸 라이프'(This American Life)는 지난 1월 애플의 중국 공장의 근로 환경을 비판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냈다가 결국 "방송이 일부 조작됐다"고 시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 방송 관계자는 "애플의 중국 협력사인 팍스콘 공장의 근무 여건이 열악하다는 점은 사실이 확인됐지만 출연자인 마이크 데이지가 중국을 다녀온 부분에서 사실과 다른 점이 발견됐다"고 해명했다.

◇ 뉴 아이패드 '달라진 게 없다?'=뉴 아이패드 가격은 1대당 499달러다. 16기가바이트(GB) 메모리와 와이파이(Wi-Fi) 접속장치가 포함된 모델은 499달러, 64GB에 와이파이와 롱텀에볼루션(LTE)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은 829달러다.
새로운 아이패드는 화면 해상도가 높고 처리 속도가 빨라졌지만 디자인은 옛 모델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틱'하게 변한 게 없기 때문에 대히트를 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아이폰4S 역시 기존 모델과 생김새가 비슷해 그다지 돌풍을 일으키진 못했다.
애플은 지난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은 이후 지난해 말까지 모두 5500만 대를 판매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기존의 아이패드2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뉴 아이패드가 흥행에 실패해도 한 동안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리서치회사인 가트너는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올해만 1억350만대 정도로 이 가운데 애플이 3분의 2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3억2630만 대로 늘어나겠지만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애플의 점유율은 46%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뉴 아이패드가 출시된 16일 주식시장에서 애플의 주가는 거의 변동이 없는(1센트 상승) 주당 585.57달러로 마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미국 내 시가총액이 1위 규모인 만큼 애플의 주가 하락이 전반적인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애플의 주가는 올 들어서만 40% 이상 급등하며 지난 15일에는 장중 600달러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