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백만달러 수익률 게임..헤지펀드에 살짝 밀려

버핏의 백만달러 수익률 게임..헤지펀드에 살짝 밀려

김국헌 기자
2012.03.22 17:17

판돈으로 산 美국채값 급등..국채 팔아 버크셔해서웨이株 투자키로

워런 버핏은 지난 2006년 5월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어떠한 헤지펀드라도 수익률이 S&P500지수 수익률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헤지펀드인 프로테제 파트너스의 테드 지데스 프로테제 파트너스 회장이 버핏에게 내기를 제안해, 두 사람은 2008년부터 10년에 걸친 수익률 게임을 벌이고 있다.

즉, 오는 2017년까지 10년간 S&P500지수 상승률과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해 승부를 가르는 방식이다. 이들은 각각 32만달러씩 총 64만달러를 판돈으로 걸었고, 이 돈을 현재 미국 국채에 넣었다. 10년뒤 이 돈은 100만달러 정도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변에서는 '100만달러 내기'로 불린다. 게임의 승자는 판돈을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된 상태다.

버핏은 S&P500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뱅가드 애드머럴` 인덱스펀드를, 프로테제 회장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헤지펀드 5개에 투자한 모태펀드(Fund of Funds)를 각각 선수로 내세웠다.

2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오는 2017년까지 진행될 예정인 100만달러 내기에서 양측의 수익률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는 버핏이 3년을 앞섰지만, 누적 수익률은 프로테제가 살짝 앞섰다.

2008년 첫 해에는 프로테제가 버핏을 이겼다. 미국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이 폭락했던 당시에 헤지펀드 모태펀드는 23.9% 급락한 반면에 인덱스 펀드는 37.0%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핏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승리해, 모태펀드와 수익률 격차를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해 인덱스펀드의 수익률 2.08%를 기록한 반면, 헤지펀드 모태펀드의 수익률은 -1.86%로 저조했다.

4년간 총수익률은 프로테제의 헤지펀드가 -5.89%를 기록해, 버핏의 인덱스펀드 -6.27%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월가에선 양측의 내기를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비유했다. 고수익을 탐하는 헤지펀드는 토끼이고, 인덱스펀드가 거북이라는 것.

재미있는 점은 토끼와 거북이가 모두 주식이 아닌 국채 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점이다. 양측이 판돈으로 투자한 미국 국채가격은 지난 4년간 45% 상승해, 이들의 판돈은 이미 93만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판돈이 급격히 불자 버핏과 프로테제는 몇 주전부터 미국 국채를 팔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로 한 점도 흥미롭다. 두 사람은 6년 뒤 원리금을 100만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려 더 많은 돈을 기부하겠다는 생각이다.

절반을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프로테제가 운용하는 모태펀드에 넣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법규상 무산됐다.

현재는 판돈 전체를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에 투자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다만 오는 2017년 12월31일 주식투자금이 100만달러를 밑돌 경우에 대비해, 버핏이 주식을 인수해 100만달러를 보전하는 조건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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