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6일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와 그리스 총선은 시장의 관심이 높은 정치 이벤트이다. 프랑스 대선 결과는 재정규율을 강화하도록 하는 신재정협약이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지를, 그리스 총선은 긴축 이행과 유로존 존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지난 30년 동안 굳어져온 양당 구조가 허물어지면서 8개에서 최대 10개 정당이 원내에 진출해 다수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구제금융 요청과 이에 따른 긴축합의 과정에서 시장의 불안을 고조시킨 정치적 불안정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리스 집권당인 사회당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대표는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며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자신의 정당에 표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의 75%가 유로존 존속을 지지하는 정서를 감안한 전략이다.
사회당과 번갈아가며 집권해왔고 이번 총선에서 1당이 유력시되는 중도 우파 성향의 신민주당(ND)은 "우리는 모든 것을 바꾸길 원한다"며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구태를 벗고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의아해질 수밖에 없다. 베니젤로스 대표는 지난해 11월 재정위기로 권좌에서 좇겨난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총리의 최측근이다. 더욱이 게오르기오스는 그리스에 무분별한 복지정책을 도입하고 후견주의를 뿌리내리게 한 장본인의 아들이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다.
신민주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정당의 유세엔 2000년대 중후반 총리를 지낸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전 총재가 최근 참석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정부부채 규모를 축소한 서류를 유럽연합(EU)에 제출했고 또 2009년 총선 직전 1만개가 넘는 공직을 만들어내 친척들과 측근들에게 분배한 뒤 물러난 인물로 총리 퇴임 이후에는 대중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왔다.
그리스 위기는 정치에서 비롯됐고 리더십 부재로 위기가 악화됐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 2차례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굴욕을 당한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총선에서도 기존 정치권에선 환골탈태의 모습은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스의 앞날이 밝지 못하다고 보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