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유럽에 경종 울리는 계기 될 있어" vs "은행 수익 악화·부동산 버블 등 부작용"
중국이 3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중국 정부가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이루지 않는 한 금리인하 단행이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감을 동시에 나타냈다.
무엇보다 중국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키면서 각 분야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이와 함께 중국의 금리인하 단행이 재정위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에게 '경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어린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즈워 프라사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성장촉진 정책이 유럽에 대한 논쟁에 있어 변화를 가져왔다"며 "중국이 유럽 지도자들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유럽에 성장주도 정책을 촉구하고 있다.
홍콩 펑글로벌연구소의 루이스 쿠즈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과 같은 중국 경제에서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은 부문의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제거해줄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우려의 시각도 팽팽하게 맞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추크츠방(zugzwang, 체스에서 어느 쪽으로 가든 본인에게 불리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형국을 일컫는 말)'에 비유했다.
FT는 수많은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들이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편입된 상황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경기부양은 부동산 버블은 물론 중국 경제에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 불균형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 홍콩의 이코노미스트 스테픈 그린은 "이번 금리인하는 향후 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구조개혁이라는 아젠다를 약화시킬 수 있는 리스크가 명백하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출 중심의 구조를 먼저 바꾸지 않는 한 단기적인 금리인하와 같은 처방책은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 경제는 투자와 수출을 위한 제조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성장모델을 투자 대신 소비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다수 분야에 투자하는 대형 증권회사의 고위 간부는 "만약 중국이 스스로 생산한 것에 기반 한 '소비엔진'이 되길 꺼려한다면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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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달 중국 경제의 체력은 4월에 비해 현격히 저하됐고 이미 4월 경제도 충격적이었다"며 "월별 중국 경제 지표를 보면 얼마나 큰 규모의 경제둔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상황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전달 53.3보다 2.9 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PMI는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미 경기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부양책이 부동산 과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왕 퀸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이보다 성장을 위해 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낼 수는 없겠지만 성장촉진으로 인한 또 다른 국면이 경제 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자 마진이 줄면서 은행권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격차로 발생하는 예대마진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대형은행인 공상은행(ICBC)은 지난해 이자마진이 총 수익의 77%에 달했지만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단행으로 이자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