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대 146조원 은행 구제자금 공식요청

스페인, 최대 146조원 은행 구제자금 공식요청

최종일 기자
2012.06.10 03:23

(상보)'전면적' 구제금융 대신 은행지원 '제한적' 구제금융

스페인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은행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 지원 규모는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어 최대 1000억유로(125억달러, 14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 370억 유로보다 3배나 많은 규모여서, 단기적이나마 시장의 불안을 진정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은 9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들과 긴급 전화회의를 가진 후 마드리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존 국가들에 "스페인이 은행권 지원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금융권 지원이 (엄격한 긴축 조건이 전제되는) '전면적' 구제금융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은행 지원자금이 스페인 정부기관인 은행구조조정기금(FROB)을 통해 지원되고, 스페인 정부가 채무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진다는 양해각서와 금융지원 대가를 약속해야 하기 때문에, 구제금융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에 따라 스페인은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구제금융을 받게 된 4번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이자, 경제규모로는 구제금융을 받은 가장 큰 나라가 되었다.

귄도스 장관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은 시장 금리보다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은 성명에서 자세한 지원 조건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스페인이 조달금리를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그룹은 스페인 지원액이 최대 10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유타 우피라이넨 핀란드 재무장관도 이날 개별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 규모는 최대 100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밝혔다. 유로그룹은 이날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지원금은 '안전마진'을 포함해 스페인 은행권의 부족한 자본을 추산한 것이며, 최대 1000억유로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은행 구제자금 규모는 외부 기관에 의뢰해 현재 진행중인 은행권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정성평가) 결과 나오는 이달 21일 이후에 구체화될 예정이다. 권도스 장관은 자금의 출처는 유로안정화기구(ESM) 혹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스페인은 유럽중앙은행(ECB)과 독일, 네덜란드 등으로부터 오는 17일 그리스 재총선 이전에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하라는 압박을 받아 왔다. 반 긴축 정당이 다수당이 돼 그리스에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되면 스페인 은행 위기와 맞물려 유로존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외부 회계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구제금융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동안 '구제금융'이 없을 것이라고 워낙 큰 소리를 쳤던 터라 구제금융이 절실해도, 그럴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이에 IMF는 당초 11일 발표 예정이었던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 결과를 전날 밤 서둘러 발표하며 스페인을 압박했다. 이 보고서에서 스페인 은행권은 '금융쇼크'를 견뎌낼 수 있기 위해선 총 370억유로 규모의 신규 자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잠재적 손실에 추가되는 일부 비용은 현재로선 확인될 수 없기 때문에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IMF 관리는 스페인 금융권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은 공식적으로 밝힌 금액을 넘어 600억유로에서 최대 800억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전날 밤 무디스 역시 스페인과 그리스의 상황에 따라 유럽 다른 국가의 신용등급이 즉각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스페인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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