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의 주가 수준이 최근 199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전처럼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11.4배로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MSCI신흥시장지수(12.6배)나 브라질의 보베스파지수(18.8배)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중국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에도 이 수준까지 추락했다가 1년 만에 83% 급반등한 바 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중국 증시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증시를 부양하려면 무엇보다 1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중국 정부가 권력 교체에 집중하느라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기가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다.
첸 루이밍 하이통증권 투자전략가는 이런 이유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연말까지 1800으로 14%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그는 지난 8월 상하이종합지수가 곧 2000선을 밑돌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수는 지난달 26일 장중 2000선이 무너졌다.
중국 증시가 국경절 연휴로 휴장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45% 오른 2086.17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 11월 고점 대비 34% 추락한 것으로 같은 기간 중국 증시의 낙폭은 21개 신흥국 주요 증시 대표 지수 가운데 가장 컸다.
중국 교통은행의 하오 홍 투자전략가는 상하이증시가 올해 3년 연속 약세로 마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블룸버그가 올해 초 13명의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설문조사했을 때도 유일하게 상하이증시의 약세를 점쳤다.
데이비드 쿠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중국 투자전략가는 지난 2009년 중국 증시 랠리의 전조가 됐던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와 구리 값 상승도 이번에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며 상하이종합지수가 올해 말 2100선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낸 투자노트에서 "(금리인하와 구리 값 상승 등이) 증시 호전의 신호가 되려면 경제 성장세가 실제로 호전되고 기업 실적에서도 지속적인 개선 전망이 나와야 한다"며 "지금은 상황이 내리막으로 향하고 있으며, 증시는 바닥이 어딘지 가늠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최근 2개월간 나온 중국의 경제 지표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9월까지 2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 50선을 밑돌았고, 8월 중국의 수입은 예상외로 크게 감소했다. 주요 기업들의 수익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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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7.5%로 낮춰 잡았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의 중심축이 수출에서 소비로 바뀌고 있는 만큼 중국 증시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은 "투자자들이 건강보험과 연금 체제 정비 등 소비부양을 위한 중국의 미시 정책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이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소비부양에 나서면서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브릭스' 가운데 중국 증시의 매력이 가장 커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