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물가상승률 목표 2%' BOJ에 최후통첩

아베, '물가상승률 목표 2%' BOJ에 최후통첩

김신회 기자
2012.12.24 09:17

"내년 1월 정책회의서 반응 없으면 BOJ법 개정...고용안정 책임도 떠안아야"

아베 신조 일본 차기 총리가 자신의 무제한 금융완화 공약과 관련해 일본은행(BOJ)을 또 압박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내 경제와 수출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만큼 BOJ도 조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아베는 이날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BOJ가 내년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높이지 않으면 BOJ법을 개정하겠다고 윽박질렀다. FT는 26일 총리에 취임하는 아베가 BOJ에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베는 "BOJ가 물가안정 목표를 높이지 않으면, 우리는 BOJ법을 개정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를 만나 물가안정 목표를 현행 1%에서 2%로 높여 잡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BOJ법은 BOJ의 설립목표를 물가안정으로 못 박고 있지만,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따로 정해 두지는 않았다. BOJ가 올 초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1%로 정했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셈이다.

아베는 BOJ가 고용증진 책임도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BOJ법 개정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중앙은행은 보통 물가안정을 유일한 정책목표로 삼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처럼 물가와 더불어 고용 안정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는 것이다.

BOJ가 물가안정 목표를 1%에서 2%로 높이고, 고용안정 책임을 지게 되면 엔화를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커진다. 더욱이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이후 줄곧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아베는 "(BOJ의 향후 정책은) 반드시 전통적인 수단과는 달라져야 한다"며 "전통적인 방법들은 지난 10여년간 디플레이션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돈을 찍어내며 자국 경제를 떠받치고, 수출을 늘리고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미국"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국채를 비롯한 금융자산을 대거 사들이며 시중에 달러를 풀고 있다는 것이다.

아베는 "연준이 이렇게 하면 엔화 강세가 불가피하다"며 BOJ가 이에 저항해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아베의 이런 주장은 일본의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을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와 과도한 규제 환경 등 구조적인 문제에 따른 것으로 보는 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지적했다. BOJ가 엔화를 대거 풀면 이미 GDP(국내총생산)의 200%가 넘는 공공부채를 떠안고 있는 일본 경제에 중장기적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라카와 총재도 그동안 돈을 찍어내 국가 채무를 화폐화(monetization)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것은 물론 국가 재정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다며 대규모 금융완화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아베는 이날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시라카와의 후임에 자신의 금융완화 정책을 지지하는 인사를 앉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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