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아베호 재출항…엔화값 급락, 엔환율 85엔 돌파

日 아베호 재출항…엔화값 급락, 엔환율 85엔 돌파

김신회 기자
2012.12.26 16:59

(종합)엔화값 급락세 20개월만에 최저…BOJ 내부에서도 '무제한 양적완화' 논의

▲2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제96대 총리로 지명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의원들의 갈채 속에 인사하고 있다. 아베는 이날 참의원에서도 총리로 지명돼 예정대로 5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사진제공: 블룸버그)
▲26일 일본 중의원 본회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제96대 총리로 지명된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의원들의 갈채 속에 인사하고 있다. 아베는 이날 참의원에서도 총리로 지명돼 예정대로 5년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사진제공: 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복귀에 맞춰 엔/달러 환율이 20개월 만에 처음으로 85엔 고지를 돌파했다. 아베가 공언한 무제한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26일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85.36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전장 종가(84.77엔) 대비 0.7% 급등(엔화값 급락)한 것으로 지난해 4월8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내내 환율은 85엔 초반 대를 맴돌았다.

◇엔·달러 85엔 돌파…엔화값 20개월 새 최저

엔화값이 급락한 것은 이날 아베가 공식적으로 총리에 복귀하면서 금융완화 기대감이 정점에 달한 탓이다. 그는 지난달 14일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자 이튿날 엔화를 무제한 푸는 대담한 금융완화를 약속하고 지난 16일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아베의 무제한 금융완화 발언 이후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약세일로로 이날까지 한 달여간 5%나 하락했다.

이시가와 주니치 IG마켓 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베 정권에서 어떤 식으로든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오면 엔화 매도를 자극하는 기폭제가 된다"고 말했다.

▲최근 1개월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엔)
(자료제공: 블룸버그)
▲최근 1개월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엔) (자료제공: 블룸버그)

안 그래도 아베는 지난 23일 후지TV에 나와 BOJ가 내년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높이지 않으면 BOJ법을 개정하겠다고 윽박질렀다. BOJ는 지난 2월 임의로 물가안정 목표를 1%로 정해뒀는데 이를 2%로 높여 돈을 풀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7월 이후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 아베는 일본 수출 기업들이 엔화 약세로 이익을 보려면 엔/달러 환율이 90엔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호소가와 유스케 스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뱅크 외환 부문 책임자는 "엔/달러 환율이 85엔을 돌파한 뒤에는 스톱로스오더(stop-loss order)가 엔화 약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톱로스오더는 환율이 특정 가격에 다다르면 자동으로 사거나 팔도록 지시하는 일종의 손실 제한 장치다.

◇BOJ 내부에서도 '무제한 금융완화' 논의

이날 공개된 BOJ의 지난달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도 엔화값 급락세를 자극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BOJ는 아베의 압박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무제한 금융완화 카드를 논의했다. BOJ 정책위원들 일부가 일본 경제가 올 봄부터 다시 침체에 빠졌다고 진단하고, 자산 매입으로 무제한 금융완화를 비롯한 단호한 조치를 촉구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중은행들이 BOJ에 예치하는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초과 지급준비금 금리가 제로(0)나 마이너스(-)가 되면 은행들은 BOJ에 자금을 예치하지 않고 시중에 풀게 된다. 경기부양 자금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BOJ가 지난 10일 회의에서 금융완화 프로그램 규모를 91조엔에서 101조엔으로 10조엔(약 125조원) 늘린 데는 아베의 압력만 작용한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다만 무제한 금융완화를 주장한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1%에 이를 때까지 자산을 계속 매입하자고 제안했다.

◇아베, 5년여 만에 재등판…우경화 우려도

아베는 이날 오후 소집된 특별국회의 총리지명선거를 거쳐 제96대 총리로 공식 선출됐다. 이로써 아베는 2007년 9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총리로 복귀했다.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총리로 복귀하기는 아베가 요시다 시게루 전 총리 이후 전후 두 번째로 64년 만이다.

아베는 아소 다로 전 총리를 부총리 겸 재무·금융상에 앉히고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에 아마리 아키라 전 경제산업상, 경제산업상에 모테기 도시미쓰 전 정조회장을 각각 기용해 경제 살리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베는 과거 망언을 일삼은 우익인사들을 두루 각료로 등용해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주변국 우려를 자극했다. 일례로 아소는 지난 2003년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원해서 한 일"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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