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엔/달러 95~100엔 적당...110엔 넘으면 통화완화 늦춰야<br>日 재계도 과도한 엔저 경계...日 상공회의소 85~90엔이 적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하마다 고이치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가 아베의 과도한 엔저 공세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하마다 교수는 20일 도쿄에서 기자들에게 "정책결정자들이 물가를 높이고, 엔화 가치에 영향을 주느라 애쓰고 있다"면서도 "일본은행(BOJ)은 통화정책이 물가와 엔화 환율에 과도한 영향을 미치면 완화 속도를 늦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작 필요할 때는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다는 다만 "지금까지는 아베노믹스가 단지 발표를 통해서라도 증시와 엔화 환율에 제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경제재생 담당상이 최근 엔저 기조에 대해 엇갈린 발언을 내놓은 뒤 나온 것이다.
아마리는 지난주 엔화의 과도한 가치 하락을 경계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자신의 발언이 엔/달러 환율 목표가 100엔이라는 뜻으로 전해지자 해석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와 관련해 하마다는 지난 18일 "달러당 100엔은 일본에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95엔이나 100엔은 문제 될 게 없지만 110엔은 과도한 약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BOJ가 과도한 긴축정책을 취하지 않도록 법적인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BOJ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아베가 정책 공약으로 내건 무제한 금융완화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주말 일본 재계도 과도한 엔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엔저가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도 띄어 올린다는 이유에서다.
오카무라 타다시 일본 상공회의소 회장은 같은 이유로 엔/달러 적정 환율로 85~90엔을 제시했고, 사토 야스히로 일본 은행연합회 회장은 90엔에 가까운 게 최적인 환율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넘으면 일본 경제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BOJ가 당장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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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노시타 토모 노무라홀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은 나중 문제"라며 "BOJ는 당장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통화완화 속도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아베가 총리에 취임한 이후 4.5%가량 상승(엔화값 약세)했다. 지난주에는 장중가로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인 90.2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21일 다시 89엔대 후반을 맴돌고 있다.
BOJ가 이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에 들어가자 결과를 두고 보자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마다 교수는 오는 4월 임기가 끝나는 시라카와 마사아키 BOJ 총재의 도쿄대 스승으로 아베는 하마다에게 시라카와의 후임 인선을 자문하고 있다.
하마다 교수는 이날 자신이 BOJ의 차기 총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공식적인 요청이 있어도 고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BOJ는 일본 정부와 물가상승률 목표를 현행 1%에서 2%로 상향 조정하고, 이를 중기에 달성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BOJ는 22일 일본 정부와의 공동문서로 합의사항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하마다 교수는 다만 공동문서에는 물가상승 목표 달성시기가 구체적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