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엔저 위협 고조...中 낙관론에 혹할라

[기자수첩]엔저 위협 고조...中 낙관론에 혹할라

김신회 기자
2013.01.28 14:40

최근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빗발쳤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경쟁국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일본은 대규모 재정지출과 양적완화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항변했지만 국제사회는 곧이듣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이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들려 한다고 쏘아붙였다. 일본이 엔화 약세로 수출 경쟁에서 유리해지면 경쟁에서 밀린 나라는 디플레이션을 수입하는 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에서는 주요 매체와 중앙은행 전·현직 총재, 급기야 앙겔라 메르켈 총리까지 나서 일본의 엔저 공세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양국은 수출시장이 상당 부분 겹치고, 주력산업 역시 자동차 기계 철강 등 환율에 민감한 업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본의 엔저 공세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나라로 외신들이 가장 자주 거론하는 나라는 바로 우리나라다. 한 외신은 일본의 엔저 정책이 올해 한국의 최대 '경제 주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삼성전자(226,000원 ▲4,000 +1.8%)와 소니,현대차(556,000원 ▲1,000 +0.18%)와 혼다 등 기업 간 경쟁구도가 뚜렷하고, 최근 6개월 동안 엔화 대비 원화 값이 23%나 올랐으니 그럴 만 하다는 것이다.

양국 간 희비는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2.5% 하락했지만,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5%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90여개의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시장은 11곳에 불과했다. '엔저'와 '원고'가 맞물리자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등을 돌린 결과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각에서는 중국 만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경제가 반등하기 시작했으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행(BOJ)은 엔저 공세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BOJ는 최근 물가상승 목표 2%를 도입했고, 내년부터는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선다. 4월에는 총재도 바뀐다.

중국의 성장세 반등이 잠시 우리 수출업계의 숨통을 터주더라도 엔저 공세에 대한 정책 대응을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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