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가 부양 기대감에 '엔저' 다시 시동

日 추가 부양 기대감에 '엔저' 다시 시동

김신회 기자
2013.02.14 17:16

"BOJ 차기 총재 추가 부양 나설 것" 엔화 이틀 만에 약세로<br>국제사회 반발·日 성장률 반등 등 아베노믹스 제동 가능성도

일본의 엔저 공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계감이 고조되면서 강세 행진했던 엔화가 14일 이틀 만에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다음 달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가 물러나면 후임자가 추가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엔화 매도세를 자극했다. 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예상과 달리 역성장한 점도 추가 부양 기대감을 키웠다.

BOJ 차기 총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와타 가즈마사 전 BOJ 부총재는 이날 낸 성명에서 BOJ가 정한 물가상승률 목표 2%를 달성하려면 엔화 강세 움직임에 조정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엔/달러 환율 적정 수준은 90~100엔이라고 밝혀 엔화 약세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최근 5일간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엔, ⓒCNBC)
▲최근 5일간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엔, ⓒCNBC)

덕분에 이날 오전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93.2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한때 93.7엔까지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95엔에 육박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12일 G7(주요 7개국)이 일본의 엔저 공세를 직접 겨냥해 환율을 정책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강세로 돌아서 전날에는 92엔대까지 밀렸다.

BOJ는 이날 마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와 76조엔(약 882조원)인 자산매입기금 규모를 동결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BOJ의 추가 부양 가능성에 베팅했다.

BOJ도 "물가 안정 목표의 실현을 목표로 실질적인 제로금리 정책과 금융자산 매입 등의 조치를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하는 강력한 금융완화(양적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에 예상과 달리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는 소식도 추가 부양 전망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1%, 연율 기준으로는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의 경기위축세는 지난해 4분기 침체가 끝났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3분기째 이어졌다.

일본의 성장률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한 것은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이듬해 2분기까지 이후 1년 반 만이다. 당시에는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 악재가 됐지만, 이번에는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의 배경인 아베노믹스가 흔들릴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일본의 엔저 공세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데다 일본 경제의 회복세가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일본이 엔저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에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그동안 대규모 금융완화가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에 맞서 아베노믹스의 목적은 디플레이션 타개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일본 경제의 반등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런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성장률은 1.9%로 2년 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이는 같은 해 우리나라 성장률보다 불과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한 내수가 성장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일본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예상과 달리 위축세를 기록했지만, 성장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세와 엔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등에 힘입어 일본 경제 성장률이 올해 상반기 2%대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중의원은 이날 아베노믹스의 실탄인 13조1000억엔 규모의 추경예산을 승인했다.

이런 가운데 G20(주요 20개국)은 15,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회동을 앞두고 통화 약세 경쟁의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 초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