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14일(현지시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승리한 니콜라스 마두로 당선자에게는 닮은 점이 꽤 많아 보인다. 외모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첫째, 김정은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아들로 북한 체제를 유지해온 주체사상을 공식적으로 이어가는 계승자인 것처럼 마두로 또한 자신을 남미의 사회주의 리더였던 '차베스의 아들'로 자처하면서 그의 정신을 살려나가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차베스를 계승하겠다는 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마두로는 선거 캠페인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적대감을 심하게 드러냈다. 이 점이 두 번째로 두 인물이 오버랩되는 부분이다. 전쟁 공포를 불러일으키며 계속해서 위협을 주고 있는 김정은도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수사학적 과장을 즐겨 쓴다.
유교를 기반으로 한 주체사상과 차베스가 추구한 사회주의는 엄밀히 다른 개념이지만 이들이 합리성과 실용주의를 최고로 치는 미국과 자주 마찰을 빚는 건 매한가지다.
경제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지 않은 베네수엘라의 주 수입원은 석유다. 석유를 판매한 오일달러를 갖고 사회복지를 실현하고 남미국가들을 도왔다. 북한은 거꾸로 도움을 받고 있는 처지긴 하나 주 수입원이 (교역 비중의 80%가 넘는) 중국에 싸게 내다파는 철광석 등 광물자원이다.
두 나라는 이렇게 번 돈을 국가적으로 통제하다보니 정상적인 시장이 붕괴됐으며 생필품과 의료품이 부족하고, 암시장(북한은 장마당)이 발달했다. 전기가 부족하고 산업 가동률이 떨어졌고 노동력이 남아돈다. 이는 지지자들의 지지율 하락으로 돌아왔다. 마두로가 뜻밖에 2%도 안되는 표차로 힘겨운 승리를 거둔 것처럼 북한에서 김정은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김정은과 마두로 모두 선임자의 후광으로 그 자리에 올랐으나 선임자의 카리스마를 극복하고, 그들이 물려준 낡은 유산을 청산해야 할 과제를 짊어졌다. 김정은도 집권 초기엔 국제경험을 많이 해서 아버지와 다를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그보다 더한 위협적인 인물이 되어버렸다. 마두로 만큼은 김정은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