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도 정년연장 바람...사회적 갈등 논란도

해외도 정년연장 바람...사회적 갈등 논란도

김신회 기자
2013.04.23 16:47

일본 게이단렌 "정년연장, 신규 채용 정체 초래"<Br>프랑스는 사회적 반발로 늘렸던 정년 오히려 환원

정년연장 문제는 해외에서도 골칫거리다. 고령화와 이에 따른 연금 재정위기로 정년연장이 불가피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으로 연금 지급 시기를 늦추는 게 재정부담을 줄이는 길이지만, 청년 실업 문제와 인건비 부담 등을 둘러싼 저항과 반발이 크다.

이달부터 65세까지 고용을 의무화한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시행한 일본도 예외가 아니다. 법 개정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60세인 정년에 이른 근로자 가운데 희망자에 대해서는 정년연장, 정년폐지, 계속고용 등을 통해 65세까지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계속고용이란 정년을 늘리는 대신 임금을 60% 이하로 줄이는 일종의 임금피크제다.

65세 고용 의무화는 일본 직장인들이 가입하는 후생연금의 지급 개시 연령이 60세에서 오는 2025년 65세로 늘어나는 데 따른 후속조치다.

65세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는 기업은 명단이 공개되고, 정부 지원 등이 중단된다.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산토리홀딩스 등 일부 기업들은 아예 정년을 65세로 연장했다.

65세 고용 의무화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60세 이상 근로자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새 고령자고용안정법이 청소년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성토하고 있다.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은 60~64세 근로자의 90%가 계속 고용될 경우, 오는 2016년 1조9000억엔(약 21조5800억원)의 인건비가 늘어나 신규 채용 정체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도 정년연장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재정파탄 우려가 고조된 탓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넓게 보면 중국의 국가 채무는 GDP(국내총생산)의 90%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는 저출산과 맞물려 중국의 재정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년이 상대적으로 짧아 고령화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본종합연구소는 중국의 정년은 통상 60세이지만, 실제 퇴직 연령은 52세 전후라고 분석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이달 들어 2억명을 돌파했고, 2050년에는 4억3800만명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중국인 3명 가운데 1명이 60세 이상이 되는 셈이다. 지금은 5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고 있는데, 40년 뒤에는 노인 한 사람을 부양할 경제활동인구가 2명으로 줄어든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연금 적립액은 GDP의 2%로 일본의 25%에 훨씬 못 미친다.

로이터는 최근 중국 국무원이 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정년연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년연장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도 최근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사회문제로 떠올라 정년연장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에서도 정년과 직결된 연금제도 개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재정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각국 정부는 정년을 늘려 연금 부담을 덜어내고 싶어 하지만 역시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프랑스에서 62세까지 정년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을 밀어붙였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사르코지 후임인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사회적 저항에 따라 정년을 오히려 60세로 환원했다.

그러나 유럽도 결국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세가 워낙 빠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EU 인구가 6% 느는 동안 65세 인구 비중은 14%에서 18%로 커졌다. 지난해 EU에서 연금생활자를 부양하는 경제활동인구는 4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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