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수조달러 손실?...그래도 '출구' 나서야"

BIS "수조달러 손실?...그래도 '출구' 나서야"

김신회 기자
2013.06.24 09:32

국채 수익률 300bp 뛰면 美 1조달러 손실 우려<br>각국 중앙은행 '시간벌기식' 경기부양 조치 중단해야<br>'의미있는 회복세' 위해 정부가 구조개혁 앞장서야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이 각국 중앙은행에 경기부양을 중단하고 긴축기조로 돌아서는 출구전략을 밀어붙이라고 촉구했다.

BIS는 미국의 양적완화(자산매입) 중단 우려로 최근 들썩이고 있는 국제 채권시장 흐름을 경계하면서도 세계 경제의 강력한 회복 수단은 구조개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채 금리 급등 수조달러 손실 초래할 수도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BIS는 이날 낸 연례보고서에서 국채 수익률이 300bp(1bp=0.01%포인트) 오르면 미 투자자들의 손실만 1조달러(약 1154조원)에 이르고, 다른 나라 투자자들은 더 큰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IS는 미국의 손실액은 GDP(국내총생산)의 8%에 해당하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은 각각 GDP의 15~3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BIS는 지난 1994년 채권시장 붕괴 사례를 거론하며, 국채 수익률이 300bp 급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빠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최근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오는 2017년까지 현 수준의 두 배인 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BIS는 "누군가는 결국 금리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고, 국내외 은행들도 손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매우 주의하지 않으면, 금리인상은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BIS의 경고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조기 중단 우려로 최근 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2달 전 FRB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제기된 뒤로 80bp나 올랐다. 지난 주말에는 2.53%로 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사이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지난 19일 올해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내년 중에는 아예 자산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흘러들던 핫머니(단기투기자금)의 흐름은 역전됐고, 한동안 잠잠했던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국 채권시장도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본 노무라 증권은 미 국채 수익률 급등세는 유럽을 다시 금가게 하고, 미 주택시장 회복세에 누전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中銀 '출구' 찾고, 정부 '구조개혁' 나서야

BIS는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들이 이젠 비상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로(0)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이 이미 경제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해를 끼치게 된 상황이라 지속할수록 위험만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BIS는 "중앙은행들이 더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이미 만들어낸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일밖에 없다"며 "이례적인 부양조치를 더 할 수록 위험만 더 커진다"고 지적했다.

BIS는 또 경기부양을 위해서라면 뭐든 한다는 중앙은행들의 주문은 이미 효용가치를 다했으며, FRB와 영란은행(BOE)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로 10조달러어치의 채권만 떠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이 가계와 은행들의 장부를 회복시켜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BIS가 부양중단을 촉구한 것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가 오히려 부작용을 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격적인 위험투자 성향과 금융시장 불균형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꼽혔다.

이와 관련, BIS는 지난달 낸 분기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중앙은행들의 마법에 걸려 있다며 최근 몇 개월 새 이뤄진 일부 대형 중앙은행들의 추가 통화완화로 시장 참여자들이 세계 경제의 둔화 신호를 무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경제 전반에 별다른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단지 중앙은행들이 공급한 싼 돈으로 자산시장이 과열되는 것은 문제라는 이야기다.

BIS는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은 단순히 시간만 벌어주는 것으로 이 시간을 영리하게 쓰지 못하면 오히려 경기회복이 지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미 있는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가계와 금융권의 대차대조표 조정과 재정재건, 생산성 향상 등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IS는 특히 선진국들이 막대한 부채를 해소하는 재정재건을 위해 엄격한 재정긴축에 나서되, 궁극적으로 성장세 회복을 위한 재정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장이 받을 충격을 감안해 중앙은행들이 어떤 긴축 조치를 취하든 사전에 의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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