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태, 美 금리인상 발목잡나?

그리스 사태, 美 금리인상 발목잡나?

김신회 기자
2015.06.30 10:50

그렉시트 우려에 9월 인상 가능성 45→35%…"美 경제 직접 충격 없는 한 영향 미미"

그리스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지난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가진 회견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더디겠지만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 연내에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FRB가 빠르면 오는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봐왔다.

하지만 그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FRB가 금리인상 시기를 미루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이미 FRB의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 집계된 FRB의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지난 26일 45%에서 29일(현지시간) 35%로 낮아졌다. 지난 27일 그리스 채무협상이 결렬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그리스 사태가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FRB의 기준금리 인상 시간표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FRB 전문기자인 존 힐센래스도 이날 그리스 사태를 비롯한 해외 악재가 FRB의 금리인상 계획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그러려면 미국 경제의 회복세를 궤도에서 이탈시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 사태뿐 아니라 달러 강세, 가계지출 및 기업 투자 부진 등 다른 악재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제롬 파월 FRB 이사는 최근 WSJ와의 회견에서 "세계 경제 성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금융시장, 특히 외환시장을 통해 모두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약해지거나 계속 미약한 수준에 머물면 미국 경제에도 큰 역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힐센래스는 이날 미국 금융시장에 나타난 반응으로 보면 그리스 사태는 FRB가 당장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보합권에 머물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한 것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몰리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도널드 콘 전 FRB 부의장도 FRB가 빨라도 오는 9월은 돼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7일 회견에서 그리스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 경제나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면 당연히 미국에도 파장이 미쳐 우리의 전망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교역이나 금융 등과 관련해 그리스에 노출된 미국의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그리스에 대한 미국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20억달러쯤 된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그리스 드라마'가 FRB의 기준금리 인상에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금융시장 움직임도 아직 FRB를 불러 세울 만큼 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FRB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로베르토 페를리 코너스톤마크로 글로벌 통화정책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FRB가 내일 당장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FRB의 금리인상 시기는 여전히 미국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클로허티 RBC캐피털마켓 미국 채권 전략 책임자는 "그리스가 혼란에 빠졌지만 아직 극적인 전이 조짐은 없다"며 "FRB의 통화정책 어조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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